유럽중앙은행(ECB)이 5차례 연속 정책 금리를 인하했다.
ECB는 6일(현지 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이사회를 열고 예금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기준금리를 연 2.90%에서 2.65%로 각각 0.25%포인트 내린다고 밝혔다.
한계대출금리도 연 3.15%에서 2.90%으로 인하했다. ECB는 이들 정책금리 가운데 예금금리를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짠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기준금리(4.25~4.50%)와 ECB 예금금리 격차는 1.75~2.00%로 벌어졌다.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럽연합(EU)산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유럽 내 안보 자강론이 급부상하는 가운데 내려졌다. 이날 ECB는 무역정책 등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수출 감소와 투자 둔화 등을 반영해 올해 유로존 국가들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1.1%에서 0.9%, 내년은 1.4%에서 1.2%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2.1%에서 2.3%로 높였다. 내년 전망치는 1.9%를 유지했다.
ECB는 "금리인하로 기업과 가계의 대출 비용이 줄어들고 대출 증가세가 회복되는 등 통화정책의 제약이 의미 있게 줄어들고 있다"며 앞으로 금리인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ECB는 지난해 6월 1년 11개월 만에 통화정책 방향을 인하로 전환한 뒤 예금금리를 연 4.00%에서 2.50%까지 6차례에 걸쳐 하향 조정해왔다.
시장에서는 그간 ECB가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예금금리를 올해 중반께 2.00%까지 내릴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최근 시장금리와 유로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전망치가 낮아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시장이 올해 연말 예금금리 예측치를 지난 4일 1.92%에서 이날 2.05%로 높였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