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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실상 알려질까봐?…북한, 3주 만에 외국인 관광 돌연 중단

고려투어스 홈페이지 캡처




북한이 5년 만에 재개했던 나선(나진·선봉) 경제특구 내 외국인 단체 관광을 돌연 중단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5일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영국인 소유 북한 전문 여행사 ‘고려투어스’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나선 관광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전례 없는 상황이며 추가 소식이 있으면 즉시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북한 전문 여행사 ‘영 파이오니어 투어스’도 페이스북을 통해 “파트너로부터 나선 투어가 현재 중단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4월과 5월에 투어를 계획하는 분들은 더 많은 정보가 나올 때까지 항공편을 예약하지 마시기를 권장한다”며 “투어가 취소되는 경우 전액 또는 환급 옵션이 제공된다”고 덧붙였다. 스페인에 본사를 둔 북한 전문 여행사 ‘KTG 투어’는 페이스북에 “북한 측 파트너로부터 나선이 모든 사람에게 폐쇄됐다는 소식을 받았다”라고 짧게 공지했다.



북한은 국경 봉쇄 해제 후인 지난 2023년부터 러시아에만 제한적으로 단체 관광객 입국을 승인해 왔다. 그러다 지난달 중순 서방 단체 관광객들에게 나선에 한해 관광을 허용했다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돌연 관광을 중단한 셈이다.

이와 관련 북한이 서방 여행객들로 인해 열악한 내부 환경이 노출되는 것을 우려한 결정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북한 나선 경제특구를 방문하고 돌아온 관광객들의 후기를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 기자 출신으로 이번에 세 번째 북한 여행을 다녀온 조 스미스는 "호텔 방을 제외하면 난방도 되지 않았고 불빛도 희미했다"며 "춥고 어두운 미술관은 오직 우리들을 위해 문을 열어준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또 북한이 공개한 사진 속 거리는 깨끗해 보이지만, 실제로 가까이서 보면 길은 울퉁불퉁하고, 더러운 호텔 방 창문은 금이 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뉴스1에 "김정은이 원산, 삼지연 같은 관광지구를 준비하면서 자신감을 갖고 있지만 나선 같은 지방에 대해서는 몰랐던 것 같다"며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서둘러 관광을 재개하면서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고 (열악한 실상 관련) 얘기들이 밖으로 나오니 급하게 중단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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