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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産 치워라" 불매 확산…1월 무역적자 사상최대

■자고나면 바뀌는 ‘트럼프 관세’

멕시코·캐나다 부과 이틀 뒤

"무역협정 적용 품목은 면제"

철강·알루미늄은 '예정대로'

"어떤 상품에 얼마나 부과되나"

美기업도 몰라 극도의 피로감

뉴욕증시 '상승분' 모두 반납

"美보호 받으면서 큰돈 벌어"

日에 방위비 확대 우회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어 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대통령이 무엇을 원하는지 분명하지 않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

“도널드 트럼프의 ‘채찍질(whiplash)’ 리더십에 세계가 지치기 시작했다. ” (CNN)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변칙 펀치’에 시장과 국제사회의 피로감이 극도로 커지고 있다. 상대국은 물론 미국 기업들도 어떤 상품에 얼마만큼 관세가 부과될지를 따지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어서다. 트럼프식 일방주의에 대한 비판 수위도 갈수록 높아지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간) 멕시코와 캐나다에 부과되고 있는 25% 관세 가운데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이 적용되는 품목에 한해 다음 달 2일까지 관세를 면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전날 멕시코·캐나다산 자동차에 대해 1개월 관세 면제를 결정한 데 이어 이번에는 면제 적용 대상을 넓힌 것이다. 이에 따라 멕시코산 수입품은 절반 정도, 캐나다산은 38%가 이번 면제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러한 조치가 혼란을 자초한다는 비판도 따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USMCA는 3개 나라 간 얽힌 상품 이동에 대한 복잡한 규정”이라며 “미국 기업들은 어떤 상품에 관세가 적용되는지, 또는 면제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정신이 없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對)멕시코·캐나다 관세를 유예한 것은 이날까지 총 세 차례다. 그는 “양국이 (합성 마약) 펜타닐의 미국 유입을 차단하는 데 충분히 노력했다”고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다시 한번 유예 조치를 끌어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의 외교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얼음여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냉철한 셰인바움 대통령의 소통 방식이 미국과의 무역 전쟁 국면에서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2일로 예정된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조정 없이 그대로 시행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대부분의 관세는 4월 2일부터 시작되며 주된 관세는 상호적인 성격일 것”이라며 상호 관세 역시 그가 정한 ‘스케줄’대로 진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주요 외신들은 ‘엄포→강행→유예’를 반복하는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글로벌 시장에 현기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종가 5738.52, -1.78%)과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4만 2579.08, -0.99%), 나스닥(1만 8069.26, -2.61%)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3대 지수 모두 미국 대선일인 지난해 11월 5일 수준으로 낮아졌다.

관세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확산하는 양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의 집권 2기 초반인 올 1월 미국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인 1314억 달러(약 191조 원)로 늘어난 것도 미국 기업들이 관세를 피하기 위해 자재 등 수입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때도 무역적자를 이유로 중국에 관세를 매겼지만 무역수지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었다”고 꼬집었다. 미국산 제품 불매운동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이미 불매운동이 격화하고 있고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에 무릎을 꿇은 기업들을 상대로 불매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거센 비판에도 미국은 일방주의 행보를 이어갈 태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향해 “나토 국가들이 돈(방위비)을 내지 않으면 (미국은) 그들을 방어하지 않겠다”며 방위비 증액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일본을 콕 집어 언급하며 “일본과 좋은 관계지만, 우리는 일본을 보호해야 하는 반면 일본은 우리에게서 큰 돈을 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에도 방위비를 확대하라고 우회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취임 후 공개적으로 이런 발언을 한 것은 처음”이라며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트럼프의 방위비 증액 압박이 ‘자강론’의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EU 집행위원회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특별정상회의를 열어 총 1500억 유로(약 235조 원) 규모의 방위비를 조성하는 재무장 계획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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