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판은 너무 좁지 우린 세상을 movin'"…몬스타엑스 'BEASTMODE' 가사 中
K오컬트의 화끈한 맛을 제대로 선사하며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퇴마록'(감독 김동철)이 화제다. '퇴마록'은 개봉 첫 주말 11만 5471명의 관객 수를 동원하며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신작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감독 줄리어스 오나)를 포함한 동시기 개봉작들을 제치고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찍었다.
더불어 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에서는 흔치 않게 32만 누적 관객 수를 돌파, 누적 매출액 31억 1433만 8280원을 기록하며 거침없는 흥행질주 중이다. 같은 원작을 바탕으로 실사화된 안성기 주연의 1998년작 '퇴마록'이 41만 9201명의 관객 수를 기록한 점을 비교해 보면 '애니메이션의 반란'이라 칭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에서 이런 애니메이션이...불모지서 탄생한 '명작 애니' = '퇴마록'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퇴마사들이 악한 존재들에게 맞서는 대서사시를 담은 오컬트 애니메이션이다. '퇴마록'은 누적 판매 부수 1000만 부, 온라인 조회수 2억 3000만 조회 수를 돌파한 동명의 판타지 소설이자 3040세대 팬덤에게는 널리 알려진 원조 오컬트 소설 '퇴마록'을 애니메이션으로 영상화했다. 원작자 이우혁이 직접 크리에이터로 참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평소 '겨울왕국', '인사이드 아웃' 시리즈, '스즈메의 문단속' 등 해외 애니메이션 영화들이 압도적인 국내 박스오피스 기록을 선보이는 모습은 익숙하게 봐왔으나 한국 애니메이션이 활약하는 모습은 이례적이다. 투자를 받는 것도, 제작에 들어가는 것도 힘들 정도로 여유롭지 않은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보기 드문 케이스다. 후속작에 대한 기대 또한 벌써 나오고 있는 모양새다.
관련기사
특히 관객들의 경우, 그저 애국심에 차 '퇴마록'을 관람하는 것이 아니다. 로커스 스튜디오가 재현한 고퀄리티의 액션신, 탄탄한 스토리는 다른 실사 영화 경쟁작들에 비교해도 관객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납득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 결과, '퇴마록'은 7일 기준 네이버 네티즌 평점 9.32점을 기록하며 호평을 쌓고 있다.
◇신들린 K오컬트 맛은 '한껏', 볼거리는 '빵빵' = '퇴마록'은 미스터리한 과거로 인해 파문 당한 신부 박윤규, 무공을 위해 밀교를 찾은 현암, 사건의 중심에 있는 예언의 아이 준후, 짧지만 강렬한 등장을 통해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한 승희 등 등장인물들 모두가 각자 지닌 매력을 뽐낸다. 김동철 감독은 원작에 최대한 충실하되 각 캐릭터가 지닌 능력과 색을 과감하게 포착해 내고 극대화해 연출했다. 각 캐릭터의 눈동자에서 뿜어져 나오는 각자 다른 오오라의 색깔 또한 감독이 추구한 바다.
이는 마치 2024년을 휩쓴 천만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에 등장한 풍수사 상덕(최민식), 장의사 영근(유해진), 무당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이 개봉 이후 '묘벤져스'라 불리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경우와도 비슷하다. 오컬트라는 장르 속에 하나로 묶인 캐릭터들이 펼치는 팀워크는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라인과 함께 시너지를 발휘하며 작품 자체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해외 반응도 온다...'두유노' 반열 오를까 = '퇴마록'은 국내에서의 인기를 해외에서도 이어나갈 예정이다. 개봉 전부터 ‘퇴마록’은 세계 3대 장르 영화제인 시체스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를 포함해 해외 9개국 유명 영화제에 공식 초청됐다. 북미를 비롯해 남미, 독일,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 알토 아디제, 스위스, 불가리아, 대만,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까지 총 12개국에 판매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강세를 드러내고 있다.
더불어 OST에 K팝 아티스트들의 목소리를 더해 작품의 인지도를 한층 더 높이는 최근 흐름처럼 '퇴마록' 또한 강력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 몬스타엑스가 부른 'BEAST MODE'를 엔딩곡으로 삼아 해외 팬들의 유입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한국 작가 추공의 동명 웹소설이 원작인 한미일 합작 TV 애니메이션 '나 혼자만 레벨업'이 1기에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 2기에는 스트레이키즈 멤버 필릭스의 목소리를 더해 해외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듯 '퇴마록'도 몬스타엑스의 목소리에 힘입어 해외 시장에 더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