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에 따른 경제 영향이 여전히 뚜렷하지 않고 불확실성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책 효과가 나타날 때 까지 금리를 조정하지 않고 기다릴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7일(현지 시간) 뉴욕에서 열린 시카고대 주최 통화정책 포럼에서 “새 행정부는 무역과 이민, 재정 정책, 규제 등 네 가지 분야에서 중요한 정책 변화를 시행하는 과정에 있다”며 “무역 분야에서 정책이 시행됐지만 변화와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가 강세를 유지하지만 인플레이션이 2%로 꾸준히 이동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 오랫동안 통화 정책을 제한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며 “(반대로) 노동 시장이 예상치 못하게 약화되거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한다면, 정책을 완화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서두를 필요는 없으며, (현재 금리 수준은) 더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물가와 경제 성장이 현재로서는 안정적이지만 불안 요소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물가와 관련 관세로 인해 기업들의 물가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기대치에 특히 주목하고 있는데, 최근 일부 단기 지표가 상승했다”며 “다양한 조사에서 모두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설문 응답자들은 관세를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며 경계했다.
현재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관세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한 쪽은 관세 부과 시점에 한 차례 가격이 오르는 것으로 끝날 수 있다고 보는 반면, 또 다른 쪽은 관세가 지속적인 물가 상승, 즉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파월 의장은 후자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만약 관세의 결과가 가격을 한번만 올리는 간단한 경우라면 상황을 지켜보는 것으로 충분할 수 있다”며 “다만 (가격의 영향이) 연속적인 일로 바뀌고 상승폭이 크다면 이는 중요한 일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말로 중요한 것은 (관세로 인한)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와 인플레이션 효과가 얼마나 지속되는지에 있다”며 "이 모든 것을 살혀보고 현 상황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성장 전망과 관련 “최근 지표는 지난해 하반기의 빠른 성장률에 비해 소비자 지출이 완만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며 “최근 가구와 기업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는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음을 지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2월 고용보고서와 관련해서는 “고동 시장은 견고하고 전반적으로 균형이 잡혀있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실업률은 여전히 낮게 유지되고 있으며 지난 1년간 3.9%에서 4.2% 사이의 좁은 범위에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노동부는 2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15만1000개 늘고, 실업률은 4.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망치와 비교하면 일자리(17만개)는 더 적었고, 실업률(4.0%)은 더 높았다.
파월 의장은 현재 금리 수준에서 한동안 경제 상황을 지켜볼 것이란 시각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신중하게 지켜보는 데 따르는 경제적 비용이 매우 낮다”며 “경제가 괜찮고 실제로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기다릴 수 있고, 또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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