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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예측 불가 트럼프 관세폭탄…‘나침반 제공’ 컨트롤타워 가동하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를 유예한 행정서명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관세 폭탄’에 우리 기업들이 혼란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관성 없는 관세 정책 발언으로 한국 기업들은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짜지 못하고 손을 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캐나다·멕시코산 수입 상품에 대해 예고했던 25% 관세 부과 조치를 철회했다. 미국·캐나다·멕시코 3국 무역협정(USMCA)에 포함된 상품이라는 조건을 달았지만 관세 부과 발표 이틀 만에 이를 번복한 것이다. 앞서 5일에는 북미 생산 차량 중 USMCA 원산지 규정을 준수한 차량에 한해 한 달간 관세를 면제했다. 그러면서도 12일 예정된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와 4월 2일 시행될 예정인 상호 관세는 그대로 유지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증시 급락과 자동차 가격 상승 등에 따른 미국 소비자들의 불만으로 오락가락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격’이 자유무역협정(FTA)을 기반으로 구축된 북미 공급망에 타격을 주면서 미국 경제에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그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블룸버그통신은 “공급 쇼크로 인해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1.3% 감소하고 근원 물가 상승률도 0.8%포인트 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조금 지급을 담은 반도체법 폐지도 이 법의 혜택을 받는 지역구 출신 공화당 정치인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현재 미 상원은 공화당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공화당 의원 3명 이상만 반대해도 반도체법 폐지는 어렵게 된다.



트럼프 정부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멕시코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갈팡질팡하고 있다. 당장은 관세 유예 발표로 한숨을 돌렸지만 미국의 안갯속 관세 정책 탓에 전략 수립이 쉽지 않다. 반도체 기업들의 추가 투자 결정에도 신중함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우리의 국정 리더십 공백은 뼈아프지만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의 역풍과 미국 내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이 한미 통상 협상에서 우리의 공간을 넓혀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예측하기 어려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정교하게 대응하려면 ‘나침반’을 제공할 수 있는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를 서둘러 가동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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