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통제선 북쪽 지역에서 세포 재생 능력이 뛰어난 편형동물 4종을 새로 발견했다고 국립생물자원관이 9일 밝혔다.
자원관은 지난해 3~11월 정종우 이화여대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벌여 경기 파주시 민통선 이북 지역(장단면) 내 둠벙(가뭄에 대비해 만든 물웅덩이)에서 국내 미기록종인 편형동물 4종을 찾아냈다. 국내 미기록종은 외국에는 서식한다는 기록과 보고가 있는데 국내에서는 발견된 적 없어 기록이나 보고가 없는 종을 말한다.
연구진은 “민통선 안쪽은 인간의 간섭이 적고 생태계가 비교적 온전히 보전돼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할 수 있는 안정적 서식지”라며 “이러한 지역 내 둠벙은 환경 변화에 민감한 편형동물이 살기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발견된 종은 가칭 큰입납작벌레, 두사슬좁은입납작벌레, 뾰족머리좁은입납작벌레, 작은플라나리아 등이다.
모두 편형동물문 내 와충강(綱)에 속한다. 주로 물속이나 육지의 습한 곳에서 서식하는 와충강은 ‘자유생활성 편형동물’로, 기생성과 달리 숙주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사냥해 유기물을 섭취한다. 이로써 생태계 순환에 기여한다.
와충강은 피부로 호흡해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 이에 환경 변화를 확인하는 환경 지표종으로 활용된다. 또 이번에 발견된 작은플라나리아 등 일부 종은 세포 재생 능력이 뛰어나 줄기세포·조직 재생 연구에 사용된다.
자원관은 “이번 발견으로 편형동물문 아래 4개 강이 모두 국내에 존재하는 것이 확인됐다”며 “편행동물문에는 와충강 외에 흡충강·단생흡충강·조충강이 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