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2일부터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하며 관세가 시간이 지날 수록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오는 12일(현지 시간)부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간)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를 시행한 뒤 자동차 업체에 한 달간 면제를 적용한 것과 관련 "나는 미국 자동차 업체들을 4월 2일까지 돕고 싶었다"라면서 "4월 2일부터 모든 것은 상호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관세는 시간이 지나면 올라갈 수 있으며 그것은 아마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미국 경제의 구조적인 개선을 위한 것이라는 뜻을 시사했다. 단기적인 시장 하락 등이 있어도 결국 제조업의 미국 귀환 등 구조적 개선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와 맞물려 주식이 하락한 것에 대한 질문에 "내가 하려고 하는 것은 강한 국가를 건설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옳은 일을 해야 하며 그것은 미래를 위한 엄청난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올해 경기침체(recession)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에 대해 예상하는 것을 싫어한다"라면서 "(이런 일에는) 과도기(transition)가 있다. 우리가 하는 것은 부(富)를 미국으로 다시 가져오는 큰일이며 이것(성과를 만드는 것)은 시간이 조금 걸린다"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풀이했다.
이날 러트닉 장관은 NBC 인터뷰에서 철강, 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가 12일부터 시행된다고 재확인했다.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가능성에는 "외국산 제품은 조금 더 비싸질 수 있다. 하지만 미국산 제품은 더 싸질 것이다. 여러분은 미국산을 구매해서 미국인을 돕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 침체 가능성에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 FT는 일본 경제산업성 장관인 무토 요지가 10일 워싱턴에서 러트닉 장관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FT는 "무토 장관이 철강 등 금속에 대한 관세 면제와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면제에 대해 러트닉 장관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수입산 자동차에 25%의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고 예고한 바 있다. 무토 장관은 9일 출국길에 기자들에 러트닉 장관과의 첫 만남을 통해 "관계를 구축하고 미국과 일본 경제에 모두 이로운 제안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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