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광화문에서 이틀 연속으로 야당 인사들이 참여한 대규모 탄핵 촉구 집회가 열렸다. 탄핵을 반대하는 이들은 헌법재판소 인근으로 모여 밤샘 농성에 돌입하면서 양측의 길거리 ‘세 대결’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해온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10일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사직로 독립문역 방면 4개 차로를 차지한 참가자들은 ‘윤석열 파면 빛의 혁명’ ‘내란동조 국민의힘 해체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석방이 웬말이냐 윤석열을 구속하라” “검찰도 공범이다 심우정은 사퇴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야당 의원들도 집회에 참여했다. 박 대표는 무대에 올라 “우리는 지금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짓는 역사적 순간에 서 있으며,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검찰도 법원도 헌법재판소도 아닌 바로 국민”이라며 “우리 국민이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한 우리는 반드시 승리한다”고 말했다.
집회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약 6000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집회가 끝나고 안국동로터리를 거쳐 종로까지 행진한 뒤 동십자각으로 복귀했다. 비상행동의 광화문 집회는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일까지 매일 오후 7시께 진행될 예정이다.
촛불행동도 이날 저녁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 앞에서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경찰 비공식 추산 약 700명이 참여했다.
광화문 서십자각 앞에서는 비상행동 공동대표 약 20명이 지난 8일부터 사흘째 단식 농성을 벌이며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전날에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도 단식에 동참했다.
탄핵 반대 진영 집회는 헌재 주변을 중심으로 열리는 중이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주축으로 한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의 밤샘 집회가 안국역 인근에서 이어지고 있다.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한때 700명까지 모인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탄핵 기각이나 각하를 촉구했다. 오후 6시께 헌법재판관들의 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참가자들은 “탄핵 각하”를 외치며 헌재 정문으로 몰려들기도 했다.
대통령 국민변호인단도 헌재 정문 옆에서 릴레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으며, 1인 시위 형태로 철야농성도 계속 중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