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으로 가는 이동 수단을 독점한 남산케이블카 대신 시민들에게 수익을 환원할 ‘남산 곤돌라’를 짓는 게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63년간 독점 운영해온 남산케이블카 운영사가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금액이 연 수익의 20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반면 서울시가 추진하는 남산 곤돌라 사업 수익은 남산의 생태계 회복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시 생태 관련 전문가들은 10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개최한 ‘지속 가능한 남산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봉호 서울시립대 교수는 “남산을 찾는 이용객들의 60% 이상이 외국인인 만큼 남산공원은 세계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며 “기후변화에 따라 생태 환경 관리가 필요한데 매년 7억~10억 원 수준의 비용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원이 부족해 관리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하루라도 빨리 곤돌라 사업을 재개해 운영 수익금 전액을 남산공원에 투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산 곤돌라는 명동역에서 200m 떨어진 예장공원(하부 승강장)에서 남산 정상부(상부 승강장)까지 총 804m를 운행하는 데 왕복 약 5분이 소요된다. 캐빈 총 25대(10인승)를 운행해 시간당 1800명가량의 남산 방문객을 수송할 수 있다. 내년 개장을 목표로 시가 사전 작업에 착수했으나 남산케이블카를 운영하던 한국삭도공업이 서울시를 상대로 공사를 멈춰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인용하며 공사가 중단됐다.
서울시는 곤돌라 사업이 완공될 경우 연간 남산 방문객이 기존(129만 명)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347만 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기존의 케이블카 이용 요금(1만 5000원)보다 저렴한 1만 원으로 가격을 책정해 시민들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복안이다. 곤돌라가 도입될 경우 창덕궁·종묘·명동역·충무로역 등 인근 상권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홍현근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사무총장 역시 “(곤돌라는)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노인·어린이·유모차 등 ‘이동 약자’들도 평지에서 바로 탑승해 내릴 수 있는 구조”라며 “남산의 가치를 안정적으로 높여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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