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4년만에 '최악의 하루'…테슬라 시총 190조 증발

지난달 11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에서 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테슬라 주가가 10일(현지 시간) 하루동안 15% 넘게 폭락해 4년 6개월 만에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15.43% 하락한 222.15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2020년 9월 8일(-21.06%) 이후 최대 낙폭이다.

이날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7146억 달러로 하루 만에 약 1303억 달러(약 190조2000억 원)가 증발했다. 장중 최저가는 220.66달러까지 기록했다.

이번 주가 폭락은 미 증시 전반을 강타한 관세전쟁 격화와 경기침체 우려, 그리고 테슬라에 대한 글로벌 소비자들의 반감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월가의 주요 금융기관들도 테슬라의 1분기 판매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UBS는 테슬라의 1분기 판매량 추정치를 이전보다 16% 낮춘 36만7000대로 예상했다. UBS 관계자는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의 부진한 판매실적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최대 시장인 독일에서는 올해 1~2월 테슬라 신차 등록 대수가 전년 대비 약 70% 급감했으며, 중국 상하이 공장의 2월 출하량은 49% 감소해 2022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내에서는 머스크의 정치활동에 대한 반발로 테슬라 차량과 시설을 겨냥한 방화·총격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10일 오전에는 시애틀 시내 주차장에서 사이버트럭 4대가 불에 타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테슬라 주가는 작년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일론 머스크 CEO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로 상승해 작년 12월 17일 사상 최고치인 479.86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후 하락세로 전환돼 10일 종가는 트럼프 당선 이전인 작년 10월 중순 수준으로 돌아갔다.

시장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가 테슬라의 실적과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