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으로 글로벌 금융 시장이 휘청이는 가운데 투기등급 회사채인 ‘정크본드‘ 가격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와 함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기등급 회사채인 일명 정크본드의 금리와 미 국채 금리 간 격차(스프레드)가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국채 금리가 최근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 금리는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의 금리가 오른다는 건 해당 채권의 가격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실제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10일 기준 정크본드와 미 국채 간 금리 격차는 평균 3.1%포인트로 집계된다. 지난달 2월 18일 2.56%포인트보다 스프레드가 벌어진 것이다. WSJ은 “최근 금융 시장에서 위험 회피 움직임은 주식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며 “투기등급 회사채 가격이 급락해 두 채권 간 금리 격차가 벌어졌다”고 진단했다.
장기 관점에서 보면 현 금리 격차는 큰 수준이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현재로선 채권 투자자들이 경기침체와 기업들의 채무 불이행에 대한 우려는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다만 이를 다른 관점에서 보면 경기침체 발생 시 앞으로 채권 가격이 더 떨어질 여지가 크다는 설명도 나온다.
한편 월가의 대형은행들은 미국 경제전망을 점점 비관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JP모건체이스는 올해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을 종전 30%에서 40%로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2025년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1.7%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또 12개월 내 경기침체 확률을 15%에서 20%로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보다 앞서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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