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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법정관리에…경고등 켜진 건설업계 신용등급…

연합뉴스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내수 경기의 중요한 잣대가 되는 건설업에도 신용 경고음이 켜졌다.

일부 건설사는 신용 등급이 하향 조정됐고,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는 중소 업체도 잇따르고 있다.

12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신용 등급이나 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한 기업은 모두 6곳이다. 이 가운데 두 곳이 현대엔지니어링과 벽산엔지니어링 등 건설업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지난 1월 등급 전망이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하향됐다.

지난해 4분기 해외 플랜트 관련 대규모 손실 반영 외에 등급 수준에 부합하는 사업 경쟁력 및 재무 안정성 회복까지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한기평은 "부동산 경기를 포함한 국내 건설 사업 환경 저하, 인허가 및 인력 수급, 발주처와의 협상 등과 관련해 해외 프로젝트가 본원적으로 가지는 매니지먼트 리스크 등을 고려하면 단기간 내 등급 수준에 부합하는 사업 경쟁력 회복 및 재무구조 개선을 시현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벽산엔지니어링은 이달 6일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이 'BB-(안정적)'에서 'D'로 낮아졌다. 이는 벽산엔지니어링이 이달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벽산엔지니어링 외에도 올해 들어 중소 건설사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먼저 시공능력 평가 58위의 신동아건설이 지난 1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당시 신동아건설은 "유동성 악화로 지난해 말 만기가 도래한 60억원짜리 어음을 막지 못해 회생 절차를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2월에는 시공 능력 71위의 삼부토건[001470]을 비롯해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시 등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건설 업황 부진에 건설 대기업도 자산 유동화에 나서고 있다. 롯데건설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 본사 부지 매각을 포함한 1조원 규모의 자산을 유동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내수 부진으로 홈플러스를 포함한 유통뿐 아니라 건설 업종에서도 신용 위험 이벤트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 같은 경고음이 당장은 국내 신용 위기로 확산할 만큼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국내 경기 사이클과 연동해 추가 발생 여부를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중소 건설사의 잇따른 부도에 이어 대형 유통 업체인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는 등 국내 신용 리스크를 자극할 이벤트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착공 후 미분양 아파트 건수의 경우 10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서울 이외 지방 미분양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고 이를 반영하듯 서울 지역 주택 가격은 규제 완화로 급등하고 있는 반면에 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주택 가격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다행히 아직 국내 신용 위험을 가늠할 수 있는 신용 스프레드는 별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지 않다"면서도 "정치 불확실성 지속 등으로 추경 등 뚜렷한 경기 부양 혹은 방어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음도 내수 부진은 물론 신용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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