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 주식시장이 활성화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이 많이 이동했습니다. 수익률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지만 우리 삶의 터전인 국내 기업에도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주식농부’로 잘 알려진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는 1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에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많은데 자본시장이 뒷받침돼줘야 더 커나갈 수 있다”면서 국내 주식 투자자들이 해외, 특히 미국 시장으로만 눈을 돌리고 있는 현실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최근 들어 미국으로 돈이 몰리는 경향이 더 강해졌는데 10년간 플랫폼 기업들을 필두로 미국 기업들이 크게 성장하고 이에 맞춰 자본시장도 선진화됐기 때문”이라며 “내년 하반기부터 나스닥이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미국에 투자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 쏠림 현상이 심화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박 대표는 투자 수익률을 고려하면 국내 증시보다 미국 등 해외 증시로 이동하는 흐름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면서도 지나치게 국내 자본시장이 위축되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자본시장은 자금의 효율적 배분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등 경제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자본시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다른 나라에 주도권을 뺏기면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한 결과로 이어진다”고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를 강조했다.
박 대표는 현재 미국 주식시장이 활발한 반면 국내는 위축돼 있지만 이 같은 상황이 계속 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자본시장이 제 역할을 못하면 우리 경제의 근간인 기업들이 어려워지고 결국 우리 국민들의 삶도 불행해질 수 있으므로 국내 기업 투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했으면 한다”면서 “우리나라에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많은데 자본시장이 뒷받침돼야 그 기업들이 커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초기 자금 4300만 원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해 1000억 원대까지 자산을 늘린 ‘슈퍼개미’로, 주식 투자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그의 노하우를 배우고 싶어한다. 이에 대해 그는 “많은 사람들이 저를 적은 돈으로 큰 돈 번 사람, 주식으로 대박 맞은 사람으로 인식하는데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나도 혹독한 경험을 했다”며 “단순히 사고파는 주식 투자로는 부자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중장기 투자를 해왔다”고 소개했다.
박 대표는 국내 자본시장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주주가 배당을 통해 기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환경·문화를 조성하고 상속·증여세를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금융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 소액주주의 권익 보호와 참여 확대를 위한 전자투표제·집중투표제 도입, 초중고교 금융 경제 교육 의무화도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게 박 대표의 지론이다.
슈퍼개미를 꿈꾸는 이들로부터 ‘어떻게 하면 주식 투자를 잘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는 박 대표의 대답은 “주식에는 왕도가 없다”다. 그는 “주식 투자는 미래에 대한 기대와 꿈, 희망을 사는 것이고, 꿈과 희망이 없는 세상은 암울할 수밖에 없다”며 “꿈과 희망이 있는 사람들이 기업을 하고 투자를 하는 것이며 이들이 세상을 이끌어 간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식 투자는 사업을 하는 것이다. 약간의 수수료와 거래세를 부담하면 아주 멋진 회사, 주식회사로 대변되는 최고의 공유 시스템에 올라타는 것”이라며 “평생 동행할 기업 2~3개만 찾으면 평안하고 즐거운 노후를 보낼 수 있으니 시작이 반이라고 생각하고 지금 바로 주식 투자를 시작하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