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배터리 616℃ 이상 치솟아…“급격한 연소·폭발 막는다”

부산소방,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위험 실험

폐방화복 소재 아라미드 활용 방화팩 ‘해법’

열폭주 차단 성공…항공기 안전장비 강화 추진

부산소방재난본부가 개발한 ‘안전보관 방화팩’이 보조배터리의 가연성 가스 방출은 막지 못했으나 외부로의 화염 분출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방화팩은 소방관들의 폐방화복 소재인 아라미드를 활용해 제작했다. 사진제공=부산소방재난본부

최근 보조배터리와 전자담배의 기내 안전 문제가 주목 받는 가운데 부산소방재난본부가 리튬이온 배터리의 열폭주 실험을 통해 화재 위험성을 경고하고 안전 대책을 내놨다.

12일 부산소방재난본부는 발열, 물리적 충격, 과충전 등의 조건에서 리튬이온 배터리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실험했다. 실험 결과, 배터리 내부 온도가 260℃ 이상으로 상승하면 화학반응이 급격히 진행되면서 616℃ 이상의 폭발적 화재가 발생했다.

300kg 압력을 가한 경우 2~3초 만에 급격한 연소가 시작됐고 과충전 상황에서는 7분 이후 가연성 가스가 방출되며 열이 464℃까지 치솟았다. 이러한 열폭주는 베터리 주변에 의류 등의 가연물이 있으면 대형 화재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같은 위험을 줄이고자 부산소방재난본부는 소방관들의 폐방화복 소재인 아라미드를 활용해 ‘안전보관 방화팩’을 개발했다. 아라미드는 500~600℃의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는 내열성이 특징이다. 실험 결과, 방화팩은 가연성 가스 방출은 막지 못했으나 외부로의 화염 분출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며 실제 화재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했다.

김조일 부산소방재난본부장은 “이번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항공기 내 방화장갑, 방독마스크, 방화팩 등의 안전장비 보강과 관련 규정 개선을 추진하겠다”며 “보조배터리 열폭주 징후에 신속 대응할 수 있도록 관계자들이 행동요령을 숙달해 달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3월부터 보조배터리와 전자담배의 기내 보관 규정을 강화했으며 승객들에게 절연 포장과 눈에 보이는 위치에 배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