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과격한 관세정책에 대한 불만이 미국 내에서도 고조되고 있다. 관세 부과에 따른 글로벌 무역 전쟁의 피해가 결국 기업과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12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펩시코·콘아그라·JM스머커 등 미국 식품 대기업들은 무역 단체인 소비자브랜드협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입 원료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커피와 코코아·귀리·향신료·열대과일부터 가정용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주석용 강판 등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수입품이 대상이다.
이들은 서한에서 “미국에 꼭 필요한 원료와 수입품을 신중하게 선별하는 것이 미국 제조업을 보호하고 소비자물가를 낮추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톰 마드레키 소비자브랜드협회 부사장은 “트럼프 행정부와 관세 면제에 대한 논의를 위한 것”이라며 “세금 부과는 제조 업체들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을 부정적으로 보는 기류도 강해지고 있다. CNN이 6~9일 미국 성인 12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736명(61%)이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 전반에 대해서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56%로 ‘지지한다’는 답변(44%)에 비해 높았다. 로이터통신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11~12일 미국 성인 1422명 대상)에서는 응답자의 70%가 ‘관세 인상으로 식료품을 비롯한 생활비가 더 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월가에서도 트럼프의 정책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블랙스톤의 공동창립자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은 “관세가 결국 미국 제조업 활동을 크게 증진할 것”이라고 했고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 역시 “관세정책에 대해 확실성을 높여야 한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의제를 높이 평가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는 "불확실성은 좋은 것이 아니다"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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