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이번에는 일본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요미우리문학상을 받았다. 최근 유럽과 미국을 휩쓴 한국 문학이 일본에도 상륙한 모양새다.
13일 한국문학번역원에 따르면 번역가이자 시인인 사이토 마리코(65)는 문학번역원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일본에서 출간한 일본어판 ‘작별하지 않는다’로 11일 제76회 요미우리문학상 연구·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상금은 200만 엔(약 1956만 원)이다. 한국인 작가의 단행본이 연구·번역 부문에서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앞서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2024년)·메디치상(2023년)을 수상한 데 이어 일본 요미우리문학상까지 받으며 세계 문학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사이토 마리코는 ‘작별하지 않는다’ 외에도 한강의 ‘흰’ ‘희랍어 시간’ ‘노랑무늬 영원’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을 번역한 바 있다. 또 조남주의 소설 ‘82년생 김지영’과 정세랑, 김보영, 천명관 등 30여 종의 한국 문학을 일본어로 옮겼다.
요미우리문학상은 요미우리 신문사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문화 부흥에 기여하기 위해 1949년 제정했다. 소설, 희곡·시나리오, 수필·기행, 평론·전기, 시가(하이쿠), 연구·번역 등 6개 부문을 매년 시상한다.
요미우리문학상은 한국과도 인연이 많다. 재일교포 2세 영화감독 겸 시나리오 작가인 양영희가 2013년 요미우리문학상 희곡·시나리오 부문을 차지했고, 한국현대시선을 번역한 이바라키 노리코가 1990년 요미우리문학상 연구·번역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전수용 한국문학번역원장은 “이번 수상은 한국 문학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한국 문학의 해외 진출을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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