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의대반’ 열풍에 이어 ‘4세 고시’, ‘7세 고시’까지 등장하는 등 영유아 사교육 시장이 과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13일 발표한 '2024년 유아사교육비 시험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7~9월 1만324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사교육비는 총 8154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2017년에도 영유아 사교육비를 조사한 바 있지만 시험조사 결과를 발표한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국가승인통계는 받지 않은 상태다.
조사 결과 가정양육 유아 17%가 '3시간 이상'(반일제) 학원에 참여하고, 참여 유아 기준 월평균 비용은 145만4000원이었다. 흔히 영어유치원으로 불리는 유아 영어학원 월평균 비용은 154만5000원이었다.
사교육에 참여한 영유아 기준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3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기관에 다니는 아이들은 22만8000원을, 가정에서 양육하는 경우 85만6000원을 지출했다.
사교육 참여율은 47.6%였다. 만 6세 이하 영유아 2명 중 1명은 사교육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기관재원은 50.3%, 가정양육 37.7% 등으로 나타났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사교육 참여율과 소요 금액이 늘었다. 참여율은 2세 이하는 24.6%, 5세는 81.2% 등이었고, 사교육비는 2세 이하가 858억원, 3세 1325억원, 4세 2452억원, 5세 35189억원 등이었다.
소득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금액도 늘어났다. 월평균 소득이 800만원 이상인 가구의 유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2만2000원으로, 소득 300만원 미만 가구 4만8000원의 6.7배에 달했다. 학원 참여율 역시 소득 800만원 이상 62.4%, 소득 300만원 미만 29.5%로 두배 이상 차이 났다.
영유아 사교육은 초·중·고교 사교육으로도 직결된다. 영유아 사교육이 커지면 중·고교생 사교육 또한 계속해서 불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에 학교급을 뛰어넘는 교육과정을 익히도록 부추기는 선행 사교육 경쟁 열풍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며 "최소한의 법적 울타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유아 사교육 저연령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시험조사 결과 공개도 공감대 형성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교육을 흡수하고 교육의 질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상향 평준화된 유보통합(유치원·보육서비스 통합)을 추진하겠다"며 "학부모 인식이 개선되도록 콘텐츠를 만들고 시도교육청과도 협업해 홍보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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