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30일 간 휴전’안을 거부했다.
13일(현지 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외교정책 보좌관인 유리 우샤코프는 이날 러시아 언론에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제안한) 휴전안은 우크라이나 군대에 일시적으로 휴식을 주는 것에 불과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에 대해서도 ‘논의 불가’ 방침을 고수했다. 우샤코프는 “러시아의 이익을 고려한 장기적인 평화를 원한다”며 “미국이 우리의 요구를 고려해 추가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러시아 정부 측 입장 발표는 스티븐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이 휴전안 논의를 위해 러시아를 찾은 가운데 나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종전 협상의 ‘공’이 러시아로 넘어갔고 이를 거부하면 ‘재정적으로 러시아에 매우 나쁜 조치’를 내릴 수 있다며 압박을 가했지만 푸틴 정부는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도 거둬들이지 않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군에 점령됐던 접경지 쿠르스크 지역의 요충지 수자와 인근 마을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전날 군복 차림으로 쿠르스크 지역을 직접 찾은 푸틴 대통령은 작전 회의를 주재하며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완전히 몰아내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러시아가 휴전안을 물리칠 것이라는 분위기는 외신 보도를 통해서도 감지됐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가 종전 조건을 담은 의견을 미국 측에 전달했는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과 외국 군대 주둔 불가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대한 러시아 영토 인정 등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푸틴 대통령이 휴전안을 거부함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원유 등 러시아 돈줄에 대한 추가 제재 등으로 재차 압박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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