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연금특위 간사를 지낸 유경준 전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여야가 국민연금 모수개혁 방안에 잠정 합의한 것에 대해 “연금개혁 논의가 황당한 방향으로 흐를까 걱정”이라며 노후소득보장 체계 전반을 아우르는 구조개혁 논의를 반드시 진척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전날 여야가 ‘보험료율(내는 돈) 13%안’에 이어 ‘소득대체율(받는 돈) 43%안’에 대해 합의를 이룬 것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과 국민의힘은 부디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의 얕은 꾀에 넘어가지 말고 연금의 기본 원리와 보수의 가치를 지켜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유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소득대체율 43%안을 전격 수용하면서 향후 구조개혁 논의는 속도 내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은 금번에 모수개혁만 찔끔하면 향후 구조개혁은 절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 때부터 연금개혁안에 구조개혁은 아예 없었던 것으로 증명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소득대체율 43%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연금 국가지급 보장 명문화’를 제시한 것에 대해서도 “이 대표가 늘상 주장하는 포퓰리즘이 심하게 내포돼 있는 안”이라고 꼬집었다. 유 전 의원은 “자동안정화장치를 빼고 연금지급 보장을 법으로 명문화하자는 건 제대로 된 연금개혁과는 전혀 맞지 않는다”며 “연금 고갈을 겨우 7~8년 정도 늦춘 뒤 연금이 고갈되면 국가 재정을 넣으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은 수익자 부담의 원칙에 따라 보험료율로 운영이 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되새겼다.
유 전 의원은 “국민연금만으로 국민 노후 생활이 보장되는 게 아니다”며 “기초연금, 퇴직연금 그리고 개인연금이 모두 어울려져야 노후 생활이 윤택해진다. 그래서 구조개혁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전날 민주당이 국민연금 개혁안에서 정부·여당이 주장해 온 ‘소득대체율 43%안’을 전격 수용하면서 연금개혁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야 간사는 빠른 시일 내 만나 연금 개혁 논의를 위한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다만 모수개혁으로 기금 고갈 시기를 늦췄을 뿐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근본적인 구조개혁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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