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기고] 작아서 더 매력적인 나라, 바레인

■구헌상 주바레인대사

작은 경제규모에도 신사업 적극 지원

사우디 脫석유화 정책서 특혜 받아

韓기업, 중동진출 열쇠로 활용해야

구헌상 주바레인대사




신(新)중동 붐에 따라 우리 건설업계가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동 주재 공관장으로서 무척 기쁜 일이다. 지난해 해외 건설 수주액의 절반이 중동에서 나왔고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의 수주만 해도 전체의 32%를 차지한다. 앞으로 제2의 중동 붐이 건설 분야를 넘어 정보기술(IT), 의료, 스타트업 등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해본다. 대표적 IT 기업 중 하나인 네이버도 중동 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한다.

중동 진출을 노리는 우리 기업에는 바레인을 발판 삼는 전략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국가 경제 규모만 놓고 보면 바레인에서 큰 이점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 막대한 자본으로 비즈니스 확장 기회가 풍부한 사우디나 아랍에미리트(UAE) 진출이 더 효과적으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중동 ‘첫’ 진출이라면 바레인은 작아도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무엇이든 처음은 어렵기 마련이다. 게다가 중동은 평판과 선례를 중시하는 풍토가 강해 첫 진출이 더욱 만만치 않을 수 있다. 문화권과 무관하게 리스크가 적은 선택은 당연하겠지만 중동에서는 꼭 다른 곳에 진출하거나 협력해본 선례가 있는지 묻는다.

반면 바레인은 처음으로 도전하는 것에 적극적이다. 바레인 사람들은 바레인이 먼저 해보고 주변 국가들이 따라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자랑스러워한다. 바레인을 중동 진출의 열쇠로 활용하기에 유리한 특성이다. 작은 섬나라임에도 걸프의 관문이라는 별명을 괜히 얻은 것이 아니다.



현대건설의 중동 진출 성공 역사가 이를 잘 보여준다. 1975년 바레인 정부는 대형 프로젝트였던 수리조선소 건설 사업의 시공사로 중동 진출 경험이 부족한 현대건설을 선정했다. 현대건설은 이를 밑거름 삼아 사우디에도 진출하고자 했다. 그 이듬해 사우디가 주베일 항구 공사를 발주했는데 사업 규모가 당시 20세기 최대라고 평가되는 초대형 사업이었던 만큼 경쟁이 치열했다. 현대건설은 입찰 참여에 필요한 보증금을 낼 수 없었고 바레인에 도움을 요청했다. 바레인은 입찰 보증을 서준 데 그치지 않고 현대건설의 우수성도 사우디에 전파해줬다고 한다. 결국 현대건설은 공사를 수주했다.

또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 간 복잡한 양자 관계를 살펴본다면 역설적으로 바레인은 작아서 더 매력적이다. 대표적으로 사우디와 UAE를 보자. 두 국가는 서로 긴밀한 관계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 주도권을 두고 경쟁하기도 한다. 그러나 작은 바레인에 대해서는 경쟁적이지 않다.

특히 우리 기업들이 주목할 점은 현지 조달과 관련된 부분이다. 사우디는 2020년대 들어 비(非)석유 산업 육성을 위해 해외 기업들에 대해 현지화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2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살만 빈 하마드 알 칼리파 바레인 왕세자와의 회의에서 바레인 제품을 사우디 제품과 동등하게 취급하기로 결정했다. 다른 GCC 국가에는 적용되지 않는 바레인 한정 특혜다. 실제로 바레인과 사우디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이 점을 실속 있게 활용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고민하는 우리 기업들에 중동 시장이 새로운 돌파구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이때 작은 바레인도 다시 보기를 바란다. 신중동 붐 확산의 시초가 또 바레인에서 나올지도 모르니 말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