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역내 수입되는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이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를 부과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보인다.
FT는 이날 자체적으로 입수한 EU 집행위원회 자료를 인용해 집행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 이후 EU의 알루미늄 수입이 급격하게 증가했는지 등에 대한 조사를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는 이달 12일 발효된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미국의 25% 관세가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역내 관련 업계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 가운데 나왔다.
집행위는 문서에서 다른 국가들이 미국에 의해 차단된 중국산 철강·알루미늄을 막기 위해 관세 장벽을 높이면서 업계에 대한 압력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EU가 ‘글로벌 과잉 생산능력의 주요 수용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U에 대한 알루미늄 주요 수출국은 역내 경제권인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를 제외하고 아랍에미리트·러시아·인도다. 지난달 EU는 내년 말까지 러시아산 알루미늄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EU는 알루미늄 수입이 급증한 것으로 확인되면 2018년 시행한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 같은 대응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쿼터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EU는 철강 세이프가드가 내년 6월 종료된 이후에도 역내 산업 보호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FT는 “EU는 제3국을 이용한 중국의 우회 수출을 막기 위한 조치 또한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