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는 8개 중첩규제로 경기도 내에서 최다 규제를 받는 지역입니다. 전국 226개 기초지자체 중 인구 순위 9위를 차지하지만 규모에 비해 발전은 너무나도 더딘 상황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미래 산업 기업 유치를 통한 산업생태계 전환을 가속화 해 남양주의 미래를 희망으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주광덕 경기 남양주시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산업생태계 대전환’을 거듭 강조했다. 남양주시는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66개 시군구 중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른 과밀억제권역, 성장관리권역, 자연보전권역 등 세가지 규제권역을 모두 포함한 유일한 도시다. 이 중 과밀억제권역과 자연보전권역이 시 전체 면적의 절반이 넘는 52.5%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남양주시 3개 산업단지 면적은 경기도 전체의 0.2%에 불과하다. 특히 남양주시 내 6만 8272개 사업체 중 52.7% 제조·도소매·숙박 및 음식점업에 집중돼 부가가치가 낮은 업종에 치우쳐 있는 실정이다. 반면 참단산업 중심의 정보통신업·과학기술서비스업과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은 5%에 머물고 있다.
◇"규제 극복 기업 유치 현실적으로 어려워"…도시첨단산단 중심 생태계 전환 가속
주 시장은 “자족도시로서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일자리와 기업 유치인 데 이 많은 규제를 극복하고 기업을 유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이런 상황 속에서 남양주시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하고, 희망 있는 도시로 조성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기업을 유치해야만 일자리뿐 아니라 세수 등 지역 경제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이를 위한 대안으로 주 시장은 현재 조성 중인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 내 변전소를 설치해 신도시에 전력을 공급할뿐 아니라, IT센터에도 안정적인 전력망 확보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120만㎡)는 수도권 최대 규모로 올해 산업단지계획 승인 및 착공을 앞두고 있다. 주 시장은 이 부지를 중심으로 첨단산업과 원도심의 기존 산업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도록 지원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지역 전체의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 저효율·저부가가치 산업구조를 친환경·고효율·고부가가치 산업구조로의 전환을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그는 “해당 부지에는 데이터센터 외에는 다른 기업이 들어설 수 없을 뿐더러 앵커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전력 공급이 반드시 전제가 돼야 한다”며 “녹지가 형성돼 있어 향후 들어서게 될 주거지나 상업용지와는 거리도 멀리 떨어져 주민들의 반발도 없는 수도권 내 유일한 부지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강남과의 출퇴근이 편리한 지리적 이점이 있고, 정주여건도 좋아 인력 확보 측면에서도 강점으로 꼽힌다.
현재 남양주시는 ㈜우리은행·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5500억 원 규모의 우리금융그룹 미래형 통합 IT센터 ‘디지털 유니버스’ 건립을 위한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에 건립되는 디지털 유니버스는 그룹 IT 개발 및 운영, 금융 연구개발(R&D)센터, 교육시설 등 최첨단 기술과 친환경 설계를 접목한 미래형 통합 IT 센터로 지어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1조 원 규모의 투자 의향을 밝힌 앵커 기업과 5조~6조 원 투자 의사를 밝힌 곳도 있다는 게 주 시장의 설명이다.
주 시장은 “원 투 펀치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기업들이 앵커 기업 역할을 하면 나타날 연계·연쇄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혹여라도 주민들의 반대가 있더라도 소통하고 설득하며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남양주 핵심 사업 공동 추진…GH 이전 시너지 효과 기대
최근 경기도가 경기주택도시공사(GH) 구리 이전 절차를 중단한 것과 관련 주 시장은 “미리 나설 건 아니지만 경기도가 GH 구리 이전이 어렵다는 결정을 한다면 중요한 개발사업의 대상 도시인 남양주시로 GH 본사 이전이 이뤄지는 게 가장 합리적이고,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남양주 다산신도시의 성공적인 개발을 이끈 GH는 현재 500만 평 규모의 3기 신도시 및 진접, 왕숙2지구 개발에 20% 지분을 갖고 참여하고 있다. 이외에도 경의중앙선 상부 입체적인 복합문화공원 조성에도 남양주시와 협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주 시장은 “국가산하기관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비해 GH는 해당 지역의 주민들에게 환원하는 비율이나 개발 속도 측면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며 “남양주시는 GH를 상당한 개발사업의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고, 남양주도시공사와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며 “양 도시 간의 협력관계도 있기 때문에 구리시 이전을 방해하려는 건 아니지만 도의 방침이 무산으로 최종 결정되면 가장 적극적으로 행동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정약용 선생 브랜드 사업 통한 남양주시민 정체성 확립"
주 시장은 시민들의 정체성 확립을 통한 화합을 위해 다산 정약용 선생 브랜드 사업에도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기도 광주부 초부면 마재(현 남양주시 조안면)에서 태어난 정약용(1762~1836년) 선생은 2012년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에 등재된 조선후기의 문신이자 실학자, 발명가다. 남양주시는 정약용 선생의 생가가 있는 조안면 정약용유원지 일대에서 매년 정약용문화제를 열고 있다.
주 시장은 “민선 8기 공약사업인 ‘정약용 브랜드 이미지 확립’은 남양주시민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게 남양주시가 지향하는 가치와 방향성을 담아내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를 위해 기존 정책을 정약용 정신에 맞게 재구성하고, 시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남양주형 정약용 어린이집 보육 과정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고, 올해는 시민 대상 ‘여유당 시민대학’과 청소년을 위한 ‘과학 창의학교’를 개설해 정약용 선생의 삶과 사상을 배우는 체험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또 도시 곳곳에 정약용 선생의 사상을 반영한 공공 디자인과 공간 조성을 추진해 남양주의 도시 정체성을 더욱 뚜렷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주 시장은 “현재나 미래에 있어서 남양주 최고의 보물이랄까, 보석은 정약용 선생이라고 생각한다”며 “남양주시를 상징하는 정약용브랜드가 단순히 브랜드를 넘어 삶의 깨달음을 주는 가치가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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