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조선 계열사인 HD현대미포가 국내 최초로 하이브리드추진 로로(RO-RO, Roll-on & Roll-off)선을 성공적으로 인도했다. 로로선은 바퀴가 달린 화물을 싣고 내릴 수 있도록 설계된 선박으로, 크레인 등 별도의 하역 장비 없이 화물차량이 직접 선박에 드나들 수 있어 상·하역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특히 자동차, 트럭, 건설 기계 등 차량 전용 운송 수단인 PCTC(Pure Car and Truck Carrier)와 달리 컨테이너, 벌크 화물 등 다양한 종류의 화물을 함께 적재할 수 있어 자연재해나 군사작전 시 필요한 물자를 신속하게 운송하는 데 용이하다.
HD현대미포는 20일 디젤엔진과 전기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추진 시스템이 적용된 2만 5000톤(DWT)급 쌍축 로로선을 룩셈부르크 ‘씨엘디엔(CLdN)’사에 인도했다고 밝혔다.
‘차우민(Chaumine)’호로 이름 붙여진 이 선박은 길이 234m, 너비 35m, 높이 33.25m 규모다.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이동식 카데크(Hoistable Car Deck) 3개층을 비롯해 모두 8층의 화물갑판(Deck)을 갖춰 트레일러 510여대와 승용차 920여대를 동시에 운송할 수 있다.
특히 이 선박은 2개의 프로펠러를 통해 추력을 분산시켜 연료효율을 높이는 쌍축 추진 시스템에, 대용량 배터리와 연계해 자가 추진(PTH, Power Take Home)이 가능한 ‘축 발전기(Shaft Generator)’를 설치해 연비 향상과 함께 비상상황에 대비한 안전성을 강화했다.
또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elective Catalytic Reduction)’를 비롯해 연소되지 않은 온실가스(메탄)가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현상을 막는 ‘배기가스 재순환시스템(Eco Exhaust Gas Recirculation)’, 항만 접안 시 육상발전소에서 전력을 공급받아 선박 자체의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저감하는 ‘육상전원공급장치(Alternative Marine Power)’ 등 다양한 친환경 기술이 적용됐다.
뿐만 아니라, 이 선박에는 HD현대 선박 자율운항 전문기업인 아비커스의 최첨단 항해보조시스템인 ‘하이나스 SVM(HiNAS SVM)’과 ‘하이나스 내비게이션(HiNAS Navigation)’이 적용돼 있다.
하이나스 SVM은 여러 대의 카메라를 활용해 선박 주변의 360도 시야를 제공하며, 하이나스 내비게이션은 각종 항해보조장비와 연동해 전방상황 인지능력을 향상시켜 보다 정밀한 항해를 지원하고 충돌 위험을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
HD현대미포 관계자는 “친환경·디지털 기술이 대거 접목된 하이브리드추진 자동차운반선을 성공적으로 인도했다”며 “현재 건조 중인 LNG추진 PCTC와 함께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의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향후 자동차운반선 건조분야에서도 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HD현대미포는 지난 2009년부터 지금까지 PCTC 33척, RO-RO 19척, CON-RO(컨테이너-로로 겸용선) 25척을 인도해 국내 조선사 중에서는 가장 많은 77척의 자동차운반선을 건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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