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우주정거장에서 하게 될 과학 연구를 공유함으로써 다음 세대에 영감을 주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굳게 믿고 있습니다.”
다음 달 처음으로 우주비행에 나서는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소속 한국계 우주비행사 조니 김(41·한국명 김용)은 19일(현지 시간) 첫 우주 임무 수행을 앞둔 기대감을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현재 러시아 스타시티에서 막바지 훈련 중인 그는 이날 나사가 주최한 온라인 인터뷰에 참석해 ‘이번 임무에서 가장 기대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나는 나사에서 거의 8년 동안 있었다”며 “여러분이 보는 모든 우주 임무, 유인 임무이든 무인 임무이든 그것을 수행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주 많은 작업이 이뤄지는데 그 일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게 정말 큰 의미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국제우주정거장(ISS) 밖의 (우주) 풍경을 보는 것도 고대하고 있고 전 세계의 많은 박사과정 학생이 자신의 모든 경력을 바친 과학 실험을 하고 그 결실을 보는 데 일조하는 것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사에 따르면 그는 다음 달 8일 러시아의 ‘소유스 MS-27’ 우주선을 타고 러시아 우주비행사 세르게이 리지코프, 알렉세이 주브리츠키와 함께 ISS로 떠난다. 이후 ISS에서 약 8개월간 과학 조사와 기술 시연 임무를 수행한 뒤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그는 우주유영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ISS의 태양 전지판 등에 대한 보수 계획이 예정돼 있고 그중 일부에 참여해 우주유영을 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면서 “이번 임무에서 가장 기대하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2017년에 나사 우주비행사로 선발된 그는 현역 군인(미 해군 소령)이자 의사 경력을 갖고 있어 미국에서도 관심을 받았다. 1984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한국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2002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해군에 입대해 군 생활을 시작했다. 해군특전단(네이비실) 훈련을 마치고 특수전 요원으로 배치돼 잠수부·특수정찰·저격수 등 다양한 특수작전 자격을 취득했으며 이라크전에 파병돼 100여 회의 특수작전을 수행하고 다수의 군 훈장과 표창을 받았다.
미 군사 매체 밀리터리닷컴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그는 이라크전 복무 후 전사한 동료들의 몫까지 더 치열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군의관이 되기로 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미군의 교육 지원 프로그램 혜택을 받아 뒤늦게 샌디에이고대에 진학해 수학을 전공하고 최우등생으로 졸업한 뒤 하버드대 의대에 들어갔다. 대학을 졸업한 2012년에는 해군 장교로 임관됐고 하버드에서 의학 박사학위를 딴 뒤에는 매사추세츠종합병원의 하버드대 부속 응급의학 레지던시 등을 거쳐 전문의가 됐다. 또 해군에서 조종사 훈련도 수료해 해군 전투기 조종사이자 비행 외과 의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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