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 여파로 강세를 보이던 국제 구리 가격이 톤당 1만 달러를 경신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일(현지 시간) 한때 런던금속거래소(LME) 구리 가격은 전 장 대비 0.6% 상승한 톤당 1만 46.5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초 이후 5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구리 가격은 이후 일부 조정을 거쳐 톤당 10만 17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의 구리 수입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구리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골드만삭스와 시티그룹 등 월가에서도 연말까지 구리에 25%의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예측을 내놨다.
시장에서는 관세가 발효되기 전 구리 수출을 늘리려는 수요와 차익거래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구리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 올들어 구리 시세는 미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27%, LME에서 14% 가량 오른 상태다. 블룸버그는 미국 시장의 가격 상승률이 더 높은 만큼 미국으로 구리를 공급할 유인이 크다며 10만 톤 이상의 구리가 미국으로 운송 중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쯔진광업투자 관계자도 "구리가 미국으로 가면서 다른 지역은 부족한 상태"라며 "매수 심리가 매우 강하다"고 전했다.
한편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 가격도 올해 들어 16번째 신고가를 새로 썼다. 금 현물 가격은 이날 한때 온스당 3057.49달러로 고점을 경신했다가 일부 조정을 거쳐 3050달러 안팎에 거래 중이다. 로이터통신은 "시장 불확실성 및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 달러화 약세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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