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경찰, 소방 공무원, 경비원, 배송업체 직원 등 교대 근무를 하는 직군 3명 중 1명은 수면장애 위험군에 해당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도 교대 근무를 2A군 발암물질로 분류하며 위험성을 강조한 바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수면센터 연구팀(신원철·변정익 교수)이 교대 근무자 6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2.2%가 교대 근무 수면장애 위험군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고령이거나 여성일수록 위험군에 속했으며, 불면증·주간 졸림증·우울증 점수가 높은 경우 위험이 컸다. 신원철 교수는 “교대 주기가 1개월 이내로 자주 변경될 경우 위험이 더욱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수면 장애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근무 스케줄을 조정하고, 수면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대 근무의 순서를 오전-오후-야간 순서(시계 방향)로 배치하면 생체 리듬 적응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또 밤 근무 땐 조도를 높여(LED나 OLED 활용) 몸이 밤을 낮처럼 인식하도록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수면을 위해 '수면 위생 습관'을 지킬 것도 강조한다. 쾌적한 수면 환경을 유지하고 술과 담배, 커피와 스마트폰 사용 등 수면에 방해가 되는 요인을 피하는 게 좋다. 잠을 잘 자기 위해선 개인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수면시간은 매일 7~8시간 확보해야 하며, 취침 1시간 전에 멜라토닌 보충제나 바나나·견과류·우유 등 트립토판(세로토닌 원료)이 풍부한 음식을 먹으면 효과적이다.
잠을 제때 자지 못해 생체 리듬이 교란되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위험이 커진다. 신 교수는 “(잠을 못 자면) 심혈관 질환 및 뇌 질환 위험이 2~3배 증가하며 불안 장애와 같은 정신 건강 문제도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평소 작은 생활 습관의 변화가 결국 더 나은 수면과 건강을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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