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을 진화하다 고립된 경남 창녕군 소속 산불진화대원과 인솔 공무원이 숨진 채 발견돼 안타까움을 샀다. 창녕군은 합동분향소를 마련하는 한편 지역에서 예정된 각종 행사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산림청과 경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달 22일 산불진화대원 8명과 녹지8급 공무원 1명이 경남 산청군 시천면에서 발생한 산불 현장에 투입돼 진화작업을 벌이던 중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인해 산 중턱에서 고립됐다. 일부 산불진화대원들은 현장에서 무사히 벗어났지만 끝내 탈출하지 못한 산불진화대원 3명과 공무원 1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산불진화대원은 모두 60대였고 공무원은 지난 2021년 입직한 30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2시께 119와 112에 공동 대응 신고가 접수돼 현장으로 출동한 소방과 경찰은 23일 오후 4시께 산 7부능선 지점 100m 반경 내에서 사망자들을 발견했다. 사망자의 신원을 모두 파악한 경찰은 검안을 실시해 모두 화재로 인해 사망했음을 확인했다. 4명의 시신은 고향인 창녕으로 옮겨졌으며, 창녕군은 창녕전문장례식장에 빈소를 마련하고 창녕군민체육관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해 조문을 받을 예정이다.
부상자도 잇따라 발생했다. 사망자들과 함께 현장에 투입됐다 구조된 5명의 산불진화대원 5명은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재까지 구조자들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진화 과정에서 산청군 주민 1명도 부상을 입었지만 부상 정도가 경미해 치료 후 집으로 돌아갔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사망자를 애도하고 유족을 위로하는 한편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산불을 진화하라고 지시했다. 박 지사는 "한 사람이 놓친 한순간의 방심이 지역사회를 넘어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엄중한 시기"라며 "활용 가능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산불 진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도민 안전 확보에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경상남도는 상해·사망자와 유가족 지원·심리 회복 등 사후관리 체계를 정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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