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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먼저 심판대에…다급한 野 "尹 25일 선고하라"

민주당, 헌재에 尹 파면 압박

與 "전형적 광인전략" 맹비난

尹 탄핵심판 이르면 28일 전망

李 2심 피선거권 박탈형 나올땐

조기대선 맞물려 野 분열 가능성

李 무죄면 대선가도 '탄탄대로'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앞줄 오른쪽)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이달 22일 서울 종로구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야 5당 공동 비상시국 범국민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심판 선고(24일)에 이어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선고를 받으면서 민주당은 초비상상태다. 이대로면 윤석열 대통령보다 이 대표가 법의 심판대에 먼저 서는 게 확실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대표가 2심에서도 피선거권 박탈형(벌금 100만 원 이상)을 선고받을 경우 뒤로 밀리는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과 맞물려 최악의 상황을 맞는 셈이다. 다급해진 민주당은 23일 헌법재판소와 국회에서 동시에 윤 대통령의 조속한 파면을 촉구했다. 여당은 “대한민국 사법부 시계를 이 대표 단 한 사람에게 맞추라며 협잡 부리는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헌재를 향해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 수호라는 책무를 회피하지 말고 단호하게 결정을 내릴 때”라며 “당장 (이 대표의 항소심보다 하루 앞선) 25일에라도 (윤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리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내일(24일)부터 광화문에 천막 당사를 설치·운영하겠다”며 “헌재가 윤석열 파면을 선고할 때까지 광화문 천막 당사를 내란 수괴 파면과 대한민국 정상화의 거점으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은 헌재 앞에서도 똑같은 내용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통상적으로 헌재가 주요 사건에 대해 이틀 연속 선고를 내린 전례가 없음을 고려하면 야당의 이런 요구는 헌재를 압박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헌재는 24일 한 총리의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있어 25일에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를 할 가능성은 낮다. 장영수 고려대 교수는 “한 총리에 대한 탄핵 심판은 비교적 간단하고 (헌재가 기각·각하 시) 대통령 직무대행에 복귀시키는 것이 대내외적으로 안정성 측면에서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헌재가 지금까지 윤 대통령에 대한 선고기일을 잡지 못한 것은 내부적으로 의견이 모아지지 않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큰데 야당이 25일 당장 선고하라고 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은 일러야 28일 선고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4월로 미뤄질 가능성도 나온다. 민주당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 대표가 항소심에서 피선거권 박탈형을 선고받고, 윤 대통령 선고는 지연되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앞서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심에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피선거권 박탈형이 선고되면 민주당 내 분열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추후 윤 대통령의 파면이 확정돼도 빨라야 조기 대선은 5월 하순, 최악의 경우 6월 초중순까지 밀릴 수 있어 야당에서 비명계 중심으로 후보 교체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통상 선거법 위반 재판의 최종심은 항소심 이후 3개월 내 선고돼야 하는데 2심에서 유죄가 확정될 경우 이 대표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앞당겨질 수 있다.

민주당은 장외투쟁과 더불어 국회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신속한 탄핵 심판 선고를 위해 결의안과 전원위원회를 추진할 계획이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국정 혼란이 커지는 데 대해 전원위를 통해 모든 의원들이 나와 윤 대통령을 조속히 파면하는 것이 국회와 국가를 정상화하고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전원위는 재적 의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개회할 수 있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광화문 집회에서 헌법재판관 8인의 이름을 호명하면서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를 지킨 헌법재판관으로 기록될지, 대한민국을 파멸로 이끈 재판관으로 기록될지 결단해야 하지 않겠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신속한 파면을 촉구하는 야당을 향해 “전형적인 광인 전략”이라고 맹비난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대통령 탄핵 심판의 시점을 25일로 잡으라고 하고 민주당과 연계돼 있는 민주노총은 이 대표 선고기일인 26일을 총파업 투쟁의 최후통첩 날짜로 정했다”며 “민주당의 사법부 겁박은 이 대표 2심 판결과 탄핵 심판에서 불리한 판결이 나오면 사법부 거부 운동을 하기 위한 빌드업 과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대표는 헌재를 재촉할 것이 아니라 자기 재판부터 성실하게 받아야 한다”며 “사법부를 압박할 것이 아니라, 자기 재판 결과를 승복하겠다는 약속부터 하라”고 촉구했다.

한 총리 탄핵이 기각되고 이 대표가 선거법 2심에서 피선거권 박탈형이 유지되면 여당은 야당에 대한 공세 수위를 한층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한 총리 탄핵이 기각되면 민주당에 책임을 물어야 하고 이 대표는 대국민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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