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목표치 대비 부진한 실적을 보인 짐펜트라 매출과 관련해 셀트리온(068270) 경영진이 올해도 목표 달성을 못할 시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25일 기우성 셀트리온 제조·개발 사업부 대표(부회장)는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3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짐펜트라 매출 목표치를 90% 이상 달성하지 못할 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주주 반문에 “개발과 생산이 모두 잘 이뤄져야 판매할 수 있다”며 “대표 3명의 경영성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떤 결과도 달게 받겠다. 책임 물으면 책임 지겠다”고 답했다. 셀트리온은 올해 짐펜트라 매출 목표로 7000억 원을 제시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짐펜트라가 지난해 매출 목표였던 6500억 원에 못미친 366억 원을 기록한 데 대한 항의가 빗발쳤다.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지난해 짐펜트라 예상 매출을 6500억 원으로 제시했는데 왜 이렇게 차이가 난 것인지 설명해달라”고 물었다. 이에 의장을 맡은 서진석 경영사업부 대표는 “미국 시장이 유럽보다 복잡해 모든 절차가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현재 주요 리스팅을 거의 마쳤다. 출하량도 계속 올라가고 있는 만큼 올해 실적으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정부의 의약품 관세 부과 압박 등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 공장 설립에 대해서는 조만간 현지 실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기 대표는 “미국은 이번 주총 끝나고 제가 직접 갈 생각”이라며"가서 생산성 부문을 중심으로 여러 군데를 살펴 최종적으로 어떻게 할 지 결정되면 공시하겠다"고 전했다.
일각에서 승계 이슈로 주가가 부양되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 서 대표는 “성과를 잘 내 주가에 반영되게 하는 게 우리 역할인데 그렇지 못하고 오해하게 만들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저도 그렇고 가족들 모두 우리(가족들) 회사가 안될 확률이 높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 주주가치 부양책 등 많은 방향이 승계를 고려하면 하지 않았을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책임경영을 보여 달라고 했는데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매년 꾸준히 회사 주식을 사는 모습 보여드리겠다”며 “올해는 더 적극적으로 매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주총에선 안건 전체가 원안대로 의결됐다. △제34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자본준비금 감액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임원퇴직금지급규정 개정의 건 등 5개 안건으로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된 서정진 회장도 이재신임되며 임기가 2년 연장됐다. 서 대표는 “서 회장은 셀트리온 설립 이후 위탁개발생산(CDMO), 항체 바이오시밀러 개발, 해외 직판체계 구축 등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며 “지난해 예측 불가능한 상황 뚫고 성장을 이뤄냈으며 올해는 퍼포먼스(숫자)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 회장은 이날 건강 상의 문제로 주총에 참석하지 못했다. 국민연금은 2023년에 이어 이번 주총에서도 서 회장이 기업 가치를 훼손하고 주주 권익을 침해한 전력이 있다며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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