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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 콕 찍힌 印 "구글세 폐지"…보복관세 미룬 EU, 미국行

상호관세 일주일 앞…트럼프 달래기 총력전

■"폭탄 피하자" 막판까지 협상

인도, 관세 인하 이어 또 '선물'

英 '디지털세 손질' 앞세워 진전

■"이참에 美영향력 줄이자"

加, 稅유예 등 충격 흡수 집중

스페인은 무역구조 새로 구축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를 1주일 앞두고 세계 주요국이 막판 협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만족할 만한 선물을 제시해 관세율을 낮추는 전략을 구사하는 국가가 대부분인 가운데 무역 파트너를 재조정하는 등 미국의 영향력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24일(이하 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마로시 셰프초비치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관세 협상을 위해 한 달 만에 다시 미국을 찾는다. 25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서다. 최근 유럽이 미국산 위스키 등을 포함한 1단계 보복관세를 유예하면서 협상 동력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로프 질 EU 집행위 무역 담당 대변인은 “해로운 관세를 서로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일찌감치 미국과의 협상에 집중했던 영국은 디지털세를 인하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디지털세는 구글이나 페이스북·인스타그램·아마존과 같은 미국 기업이 영국 사용자로부터 얻은 이익의 2%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영국 총리실은 키어 스타머 총리가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며 협상 논의가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 정부는 더욱 적극적이다. 인도는 최근 미국산 버번위스키와 오토바이에 대한 수입관세를 내렸으며 현재 자동차와 농산물·화학제품에 대한 관세 인하를 검토 중이다. 인도 재무부는 25일 ‘구글세’로 불리는 디지털서비스세를 폐지하는 방안을 담은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인도를 콕 집으며 관세 인하를 압박한 데 대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일부 국가는 트럼프발 관세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내부 충격을 흡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22일 미국 관세의 경제 충격에 대비해 ‘국가 재건’ 계획을 발표했다. 상호관세 발표 이후 6월 말까지 법인세와 소비세를 일시 유예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또 관세의 영향권에 놓인 중소기업을 위해 5년간 4억 5000만 캐나다달러(3억 1400만 달러)의 정책자금도 투입한다. 스페인도 새로운 무역구조를 짜는 데 집중하고 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다음 달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고 베트남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스페인은 미국과의 오랜 파트너십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에 따른 위험을 분산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정조준하고 있는 중국과의 긴장은 더욱 높아지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네수엘라에서 석유나 가스를 수입하는 국가를 대상으로 미국과의 모든 교역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베네수엘라산 석유의 최대 수입국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겨냥한 관세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은 기존 20%의 추가 관세에 25%가 더해져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추가 관세율이 4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2일 상호관세 발표 전에 자동차 등 품목 관세를 먼저 발표할 수 있으며 상호관세 목록에 일부 국가는 포함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한 현대차그룹 투자 발표 행사에서 ‘상호관세 부과 때 일부 국가나 부문이 면제(break)될 수 있느냐, 아니면 완전히 상호적이냐’는 질문을 받고 “나는 많은 국가에 면제를 줄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것은 상호적이지만 우리는 그것(상대국의 관세)보다 더 친절(nice)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향후 며칠 내에 추가로 관세를 발표할 것이며 이는 자동차·목재·반도체와 관련돼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자동차에 대해 조만간 발표할 방침임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자동차도 할 것이다. 우리는 아마도 향후 며칠 내, 상당히 곧 발표할 것”이라면서 “4월 2일이 오면 상호관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파트너들에 상호관세를 감면받거나 또는 면제받을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로이터통신도 “미국은 일부 부문에 대한 관세 부과를 제외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지만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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