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경제 혼란 우려로 3월 미국 소비자 신뢰지수가 코로나19팬데믹 당시 수준으로 하락했다.
컨퍼런스보드는 25일(현지 시간) 3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월보다 7.2포인트 하락한 92.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팬데믹 당시였던 2021년 1월 이후 4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집계치는 93.5였지만 이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미래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치가 더욱 큰 폭으로 하락했다. 6개월 후 경제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기대지수는 전월 74.8에서 65.2로 떨어졌다. 2013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통상 미래 지수가 80 아래일 경우 침체를 예고하는 경향이 있다.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높아졌다. 내년 인플레이션 기대는 전월 5.8%에서 3월들어 6.2%로 상승했다. 이는 2023년 2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컨퍼런스보드가 조사하는 소비자신뢰지수는 미시간대의 소비자심리지수와 함께 소비자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한 대표적인 지표다. 소비자 신뢰지수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될 당시 112.8로 2023년 7월 이후 1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지만 취임 3개월 만에 반대로 위축됐다. 취임 초 각종 규제 완화와 감세 정책으로 경제가 활성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가 이후 무역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물가와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설문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지표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에 암울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며 “가격 상승과 수요 감소 추세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측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컨퍼런스 보드의 수석 경제학자 스테파니 기샤드는 “지난 몇 달 동안 상당히 강력하게 유지됐던 미래 수입에 대한 소비자들의 낙관론이 대부분 사라졌다”며 “경제와 노동시장에 대한 우려가 소비자들 개개인의 상황에 대한 평가로 확산되기 시작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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