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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송현] K-전통주 대표 브랜드 육성하자

정철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융합산업학과 교수





전통주는 단순한 주류가 아닌 한 국가의 문화와 정체성을 담은 상징성을 갖는다. 자국의 농산물 소비 촉진, 일자리 창출, 수출 확대 등 산업적 가치도 크다. 이에 중국과 일본은 전통주 산업을 현대화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중국의 마오타이(茅台)는 고급화 전략을 바탕으로 백주(白酒) 시장을 주도하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유통·마케팅 전략을 전개해왔다. 그 결과 2023년 중국 백주 수출액은 약 5112억 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일본은 ‘푸드 페어링’ 전략을 통해 사케를 일본 음식과 연계된 대표 주류로 포지셔닝했다. 2023년 사케 수출액은 약 3579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한국의 전통주 산업은 여전히 개별 양조장 중심의 영세한 생산·유통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양조장은 대량 생산이 어렵고 해외에서 지속적인 수요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원활히 공급할 수 있는 유통망이 부족한 실정이다. 2023년 한국 전통주 수출액은 약 348억 원에 불과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세계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대표 전통주 브랜드’를 육성해야 한다. 차별화된 원재료와 체계적인 제조·숙성법을 바탕으로 개발한 대표 전통주 브랜드가 글로벌 유통 네트워크를 통해 성공을 거두면 해외 시장의 후발 주자에 해당하는 다른 전통주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확산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표 전통주 브랜드의 첫걸음을 내딛기 위해서는 프리미엄 증류주 개발과 포트폴리오 확장을 추진해야 한다. 증류주는 높은 알코올 도수로 인해 유통기한이 없으며 냉장 유통·보관이 필요하지 않아 해외 수출에 유리하다. 또 전 세계 주류 시장에서 증류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어 대표 전통주 브랜드의 핵심 제품으로 적합하다. 프리미엄 증류주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단순한 증류 과정만이 아니라 최적의 숙성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글로벌 프리미엄 증류주 브랜드들은 이미 오랜 숙성 기술과 체계적인 생산 방식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확립해왔다. 한국의 프리미엄 증류주도 최상의 숙성 인프라와 지속 가능한 품질 유지 시스템을 구축하면 차별화된 숙성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프리미엄 증류주 생산 기반이 마련됐다면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대표 전통주 브랜드의 인지도를 확산하기 위한 ‘K푸드 페어링’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한류 열풍에 힘입어 K푸드의 글로벌 위상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K푸드와 가장 잘 어울리는 주류는 한국의 전통주’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전통주의 인지도를 각인시키는 전략적 브랜딩이 필요하다. 한국의 전통주를 세계 무대에 알리려면 K콘텐츠와 K컬처를 연계한 전략적 마케팅과 광고·프로모션·이벤트 등 지속적인 예산 투입이 이뤄져야 한다.

해외에서 성공한 아시아 전통주가 ‘전통과 현대화의 조화’를 기반 삼아 성장해왔듯이 한국의 전통주도 산업의 선진화를 이끌 수 있는 해결사가 필요하다. 선도 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험과 역량을 활용해 전통주 브랜드를 효율적으로 구축하고 전통주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다. 한국 전통주는 선도 기업과 협력하고 한식과 함께 세계로 나아갈 준비를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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