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가 고율 관세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의 전기차(EV) 기업 테슬라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동결하고, 향후 지원 대상에서도 아예 배제하기로 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교통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테슬라에 대한 모든 보조금 지급을 동결하고, 지원 프로그램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프리랜드 장관은 교통부에 EV 인센티브 프로그램의 자격 요건을 개정하도록 하고, "불법적인 미국의 관세가 캐나다에 부과되는 한 테슬라의 차량이 (지원) 자격을 얻지 못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 4일 캐나다산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를 시행했다가 자동차를 비롯해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이 적용되는 품목에 한해 내달 2일까지 25% 관세 적용을 유예한 바 있다.
이번에 캐나다가 지급을 일시 중단한 보조금은 4300만 캐나다 달러(약 441억원) 규모다. 이 소식을 앞서 전한 캐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보조금 동결 명령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4월 조기 총선을 발표하기 전 내려졌다. 해당 언론은 이달 초 테슬라가 1월 인센티브 지급 프로그램 종료 직전에 이례적으로 많은 EV 보조금을 청구했다고 보도했다. 퀘벡의 한 테슬라 매장은 주말 사이 4000대 이상의 EV 판매를 기록하며 2000만 캐나다 달러의 공공 보조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 정부는 미국과의 무역 긴장이 심화하면서 이달 초 택시나 차량 공유 서비스로 구매된 테슬라 차량에 대한 재정적 인센티브 제공을 중단했다.
한편, 유럽에서 '미운털'이 박힌 테슬라는 2월 유럽연합(EU) 내 판매 대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자동차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2월 EU에서 1만6888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40.1% 줄어든 것으로, 올해에만 42.6%가 쪼그라들었다. EU 지역에서 2월 EV 등록 대수는 1년 전보다 26.1% 증가한 16만4646대였지만, 테슬라 판매는 감소했다. 이 같은 결과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에 대한 반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머스크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독일대안당(AfD) 등 각국 극우 정당을 공개적으로 지원하는가 하면 나치식 경례 논란으로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머스크 CEO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를 이끌며 연방 정부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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