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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47’에 도전장?…中 띄우는 6세대 전투기 ‘J-36’ 과연 성능은[이현호의 밀리터리!톡]

2024년 12월 26일 중국 쓰촨성 청두 상공에서 목격된 정체불명의 비행체. 중국 매체들은 중국의 6세대 스텔스 전투기 ‘J-36’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사진=웨이보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당 3000억 원으로 달하는 미 공군의 6세대 스텔스 전투기 ‘F-47’ 제작 사업자로 보잉을 선정했다고 발표한 지 이틀 만에 중국이 미국에 도전장을 내미는 듯한 중국 관영매체의 보도가 나와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중앙TV(CCTV)는 전날 중국 전투기 ‘J-10’의 첫 비행 27주년을 기념하는 27초짜리 영상을 공개하면서 마지막에 ‘다음은?’이라는 문장과 함께 검은색의 흐릿한 전투기 사진이 등장했는데, 지난해 12월 중국 쓰촨성 청두 상공에서 목격된 중국의 6세대 전투기로 추정된 비행기의 이미지와 매우 유사했다.

당시 촬영된 은행잎 모양의 비행기 이미지는 6세대 전투기가 시험 비행하는 것이란 추측을 낳으면서 외신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특히 이전 세대 전투기와는 달리 꼬리 날개가 없는 6세대 전투기만의 외형으로 이목을 끌었다. 중국이 6세대 전투기 시제기(프로토타입) 시험비행을 실시했다는 추측이 나왔지만, 아직까지 중국 당국은 이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관영 CCTV가 ‘예고편’ 격 영상을 공개하면서 중국이 사실상 6세대 전투기의 존재를 공식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송중핑 중국 군사 전문가는 “이번이 중국의 6세대 전투기가 처음 공식적으로 인정된 것”이라며 “이는 (기존 중국의 전투기인) ‘J-10’과 ‘J-20’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의 전투기 관련 소식이 이틀 간격으로 공개된 것과 관련해 “하늘 위 미·중 우위 경쟁을 보여준다”라고 덧붙였다.

SCMP도 중국 관영매체가 6세대 전투기 추정 사진을 공개한 것은 미국의 차세대 전투기 제작 계획을 발표한 미국에 도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3세대 전투기인 J-10은 1998년 3월 23일 첫 비행을 했고, J-20은 2017년에 실전 배치된 중국이 보유한 대표적인 5세대 스텔스 전투기다.

중국이 4세대 전투기 J-10(왼쪽), 첫 비행 27주년을 기념한 영상에서 5세대 전투기 J-20(가운데)와 함께 차세대 전투기로 추정되는 모델(오른쪽)을 선보였다. 사진=CCTV 캡쳐


앞서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사령부는 새해 첫날인 지난 1월 1일 최신예 무기 소개 영상에서 은행잎과 새 한 마리가 날아가는 장면을 통해 6세대 전투기를 암시한 바 있다. 이후 지난 2월에는 J-36 추정 비행체가 또다시 목격되면서, 해외에서도 중국 6세대 전투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영국 왕립항공학회(RAeS)는 지난 1일 자체 매거진 ‘에어로스페이스’(AEROSPACE) 3월호에서 J-36 단면도를 독점 입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전 세대 전투기와는 달리 꼬리 날개가 없는 J-36만의 특징은 중국이 스텔스 기능을 대폭 강화한 것이라는 서방 전문가들 관측이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이 전투기에 3개의 제트 엔진이 장착돼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심지어 지난 12월말 J-36 추정 영상이 공개된 같은 날 온라인에서는 다른 영상도 등장하며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됐다. 그 영상엔 돌고래 모양의 독특한 항공기가 중국 북부 랴오닝성 선양 상공에서 비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기종은 은행잎 같은 기종에 비해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았다.

이를 두고 군사전문가들은 중국이 용도가 다른 두 가지 종류의 6세대기를 동시에 개발하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추측을 내놓았다. 두 모델을 동시 개발해 만약 하나가 실패하면 다른 하나가 대체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분석으로는 청두와 선양에 있는 두 개의 국영 항공기 제조업체 간 6세대 전투기 개발 경쟁 탓에 이례적인 시제기 시험비행 영상의 동시 공개라는 시각도 있다.

청두 상공에서 포착된 가오리형 시제기는 ‘J-36’이라는 가칭으로 불리고, 선양 상공에서 포착된 기체는 ‘J-50’이라는 가칭으로 불린다. J-36은 중국의 대표적인 항공기제작업체인 청두항공기공업그룹(CAC)이 제작하고, J-50은 중국의 또 다른 항공기제작업체 선양항공기공업그룹(SAC)이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4년 12월 26일 중국 청두 상공에서 중국의 6세대 전투기로 추정되는 항공기의 비행모습이 포착됐다. 사진=웨이보 캡처


여러 추측이 나오는 중국의 6세대 전투기 과연 성능을 어떨까.

군사전문가들은 중국의 대표적 항공기제작업체인 청두항공기공업그룹(CAC)이 만든 J-36이 가장 유력한 6세대 전투기 후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가장 큰 특징은 꼬리 없는 설계로 기동성보다 스텔스 성능을 강화한 외형이다. 미 F-47가 외형이 유사해 다이아몬드 형태의 동체에 삼각날개를 장착한 모습이다. 근접 공중전보다 낮은 피탐지율에 중점을 둔 설계라는 평가다.

게다가 기존 스텔스기는 꼬리날개로 측면과 후면에서의 레이더 반사면적이 상대적으로 넓었는데, 신형 항공기는 이같은 문제를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기역학적 저항도 감소해서 고속 순항 비행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더 많은 연료를 탑재할 수 있어 전투행동반경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엔진에 공기를 공급하는 흡입구 숫자와 위치도 기존 비행기와는 다르다. 두 개는 동체 옆에 있고, 한 개는 위에 있다.

또 동체 하부의 랜딩기어 사이에 미사일을 기체 안에 수납할 수 있는 내부무장창이 있고, 기체 면적이 넓어 내부무장창 크기도 상당한 커 상당히 많은 유도 미사일과 유도 폭탄을 장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J-36은 음속의 4배가 넘는 속도로 400㎞ 거리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PL-17 초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크기와 무게 때문에 초기 모델은 항공모함 탑재가 힘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반면 비행 안전성과 기동력에는 제약이 있는 구조라는 평가도 있다. 1991년 걸프전에 투입됐던 미국 F-117 전폭기도 스텔스 성능을 중시한 설계를 적용하면서 비행 안전성이 취약한 단점을 지녔다. 이를 보완하고자 F-117은 당시 기준으로 최신 기술이었던 비행제어시스템과 컴퓨터를 사용해 기체의 안정성을 높였다. 따라서 중국도 이 같은 문제를 고려해 비행을 도와줄 첨단 비행제어시스템과 엔진 추력을 원하는 방향으로 낼 수 있는 추력 편향 노즐 기술을 적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목할 점은 J-36이 러시아의 장거리 요격기 MiG-31과 유사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이다. 최대 이륙중량이 45t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J-36은 장거리 호위 임무와 전략적 방공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J-36의 네트워크 중심 전쟁 수행 능력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J-36이 전투 드론과 J-20, J-35A 전투기를 지휘하는 노드 역할을 하고, 첨단 레이더와 센서를 통해 더 먼 거리에서 스텔스 항공기를 탐지하며 이들을 통제할 것이라는 추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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