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산불이 진압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실시간 산불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산림청 홈페이지가 한 때 먹통이 됐다. 역대 최악의 산불 사태에 하루 약 1000만 명의 접속자가 몰렸기 때문이다.
26일 오전 한 때 산림청 실시간 산불정보 홈페이지에 접속이 지연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산불이 장기화되며 평소 대비 홈페이지 방문 인원이 폭증했기 때문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전날 하루 산림청 ‘실시간 산불정보’ 홈페이지를 방문한 인원은 약 1000만 명에 달했다. 평소 같은 페이지를 방문한 인원은 약 30만 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30배~40배 이상의 트래픽이 몰린 셈이다.
실제로 X(옛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사이트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서 접속이 안 된다” “정보 업데이트가 되지 않는 것 같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사망자가 속출하며 실시간 산불정보 접속자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산불 사태 사망자는 모두 18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경북 14명, 경남 4명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트래픽이 몰려 서버가 느려지는 문제를 인지하고 모니터링 중”이라면서도 “지금 서버 증설 과정을 시작하면 수 시간 접속이 끊길 수밖에 없어 한계가 있다. 서버를 개선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산림청의 실시간 산불정보는 KBS 등 국가 재난방송에 제공되고 있다.
구글 지도와 네이버 지도에서 산불 정보가 제공되고 있지만, 전달되는 정보가 제한적이어서 답답함을 토로하는 반응도 잇따르고 있다. 산불 사망자나 부상자들도 사전 대피가 늦어져 피해가 커진 만큼 정확한 재난 정보 제공이 필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포털에 ‘산불 상황’을 검색해도 산림청 홈페이지 외에는 별도로 검색 결과가 제공되지 않는다.
누리꾼 A 씨는 “산림청 사이트도 제대로 접속되지 않는데 어디까지 산불 지역이 확산됐는지, 상황이 어떤지 수합해서 전달받을 창구가 아무 데도 없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 모(30)씨는 “안동에 친척이 사시는데 괜찮을까 싶어 걱정되지만 서울에서는 정확한 상황을 모르겠어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