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의 사진이 담긴 일본 우편엽서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안중근의사숭모회 이사이자 문화유산 분야 수집가인 이상현 태인 대표는 26일 열린 안 의사 순국 115주년 추모식에 앞서 엽서 한 장을 공개했다. 엽서 앞면에는 손가락을 자른 흔적이 뚜렷하게 보이는 안 의사 사진과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할 때 사용한 권총, 이토의 초상이 하얼빈역을 배경으로 담겼다. 엽서 뒷면에는 일본어와 프랑스·러시아어로 ‘우편엽서’라고 인쇄돼 있다.
이 엽서는 1909년 10월 26일 안 의사 의거 직후 일본인이 제작한 것으로, 인기를 끌자 일본 당국이 발행 중지 명령을 내린 까닭에 남아 있는 것이 극히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주화 안중근의사기념관 학예관은 “일본에 의해 발행된 엽서 중 안 의사 단독으로 나온 도상은 발견된 적이 있지만 이토와 함께 등장하는 엽서는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많은 시민이 안중근의사기념관을 통해 직접 엽서를 관람하실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안 의사 순국 115주기를 맞아 서울 중구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 김황식 숭모회 이사장, 독립유공자 유족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식이 열렸다. 올해 5회째를 맞은 안중근동양평화상은 안 의사의 공훈 선양과 한일 우호 친선을 위해 항일 독립운동사의 진실을 알리는 역할을 해온 일본 대림사가 수상했다. 미야기현에 위치한 대림사는 안 의사가 여순감옥에 수감돼 있을 때 그의 최후를 지켜본 일본 헌병 출신 지바 도시치와 안 의사의 위패를 모신 곳이다. 지바로부터 안 의사의 행적을 전해듣고 감동받아 대림사 경내에 기념비와 기념관을 건립하고 매일 불공을 드렸던 사이토 다이켄 전 주지의 딸인 사이토 기무라 현 주지가 아버지의 영정 사진을 들고 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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