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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연구팀, 선천적 질환 '척추이분증' 원인 세계 최초로 규명

■ 연세대 김상우 교수 연구팀

851명 환자 및 가족 대상 분석 진행

"수백 개 유전자 서로 밀접하게 영향"

왼쪽부터 하유진 하버드 의과대학 박사(전 연세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박사), 김상우 연세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교수, 조지프 글리슨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UCSD) 교수. 사진 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임신 중 태아의 신경관이 완전히 닫히지 않아 생기는 선천적 질환인 ‘척추 이분증’의 원인을 국내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5일 김상우 연세대 교수 연구팀이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진과 협업해 전 세계 851명의 척추 이분증 환자와 가족 2451명을 대상으로 유전자 분석을 진행, 척추 이분증의 원인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척추 이분증은 임신 중 태아의 신경관이 완전히 닫히지 않아 생기는 선천적인 질환으로 선천성 신경관 결손 장애의 종류 중 하나로 신생아 3000명 중 1명이 해당 질환을 갖고 있을 만큼 발생률이 높다. 증상이 심할 경우 태어날 때부터 척수 수막류가 나타나고 보행장애, 감각 이상 등 심각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간 연구자들은 척추 이분증을 가진 환자들이 가지고 있는 특정한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병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추측해왔지만 핵심 유전자를 찾는 일은 오랜 시간 난제로 남아 있었다. 동물 실험에서 몇몇 유전자가 밝혀지기도 했지만 인간에서는 해당 유전자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환경적 요인까지 영향을 미치는 복합 질환의 특성상 일반적인 접근 방법으로는 해결이 어려워 임신부의 엽산 섭취 외에는 사실상 특별한 예방법이 없는 형편이었다.

김 교수팀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먼저 부모로부터 유전되지 않고 자식에게서만 새롭게 나타나는 드노보 돌연변이에 초점을 두고 유전자 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척추 이분증은 하나의 유전자가 아닌 수백 개의 유전자들이 서로 밀접하게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이들이 어떤 생물학적 기능을 하는지에 주목하고 연구를 지속했다. 연구팀은 척추 이분증 발생에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주로 세포의 구조 유지, 신경세포 신호 전달, 염색질 변형과 관련된 기능을 하는 유전자라는 사실을 알아냈고 동물실험을 통해 검출한 유전자 돌연변이가 신경관 결손 과정에 미치는 영향도 확인했다.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사업(중견 연구)의 지원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27일 게재됐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향후 진단 기술 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며 “신경관 결손 질환에 대한 예방법 개발뿐 아니라 자폐증과 같이 유전적 돌연변이와 환경적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복합 질환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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