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사기 위험으로 지난해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임차 시장에서도 월세 거래 비중이 전세 거래를 앞질렀다.
27일 부동산 전문 프롭테크 기업 부동산플래닛이 발표한 ‘2024년 연간 서울시 연립·다세대주택 매매 및 전·월세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 연립·다세대주택 임차 시장에서 월세 거래 비중이 54.4%로 절반을 웃돌았다.
전체 연립·다세대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13만 7315건으로 전년(13만 7980건)과 비교해 0.5% 감소했다. 이 중 전세 거래는 6만 2657건으로 전년(7만 1566건) 대비 12.4% 줄어든 반면 월세 거래는 같은 기간 6만 6414건에서 7만 4658건으로 12.4% 증가했다.
3년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전세 거래량과 달리 월세 거래량은 6년 연속 증가하며 비중을 늘려가는 모양새다. 유형별로는 ‘준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치)’가 전체 월세 거래의 53.4%를 차지했으며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 초과)’가 37.9%, ‘순수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치 미만)’가 8.7%로 파악됐다.
자치구별로도 월세 거래 증가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서울시 연립·다세대 월세 거래량은 전년보다 7.9% 하락한 성동구를 제외하고 24개 구에서 증가했다. 가장 많은 월세 거래가 이뤄진 지역은 송파구(1만1142건)였으며 강서구(5307건), 강남구(4392건), 강동구(4320건) 등의 순이었다. 특히 강서구의 거래량은 전년과 비교해 35.3% 늘어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고 관악구(29.0%), 양천구(25.7%), 도봉구(20.6%) 등도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에 반해 전세 거래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감소했다. 지난해 서울 25개 구 중 연립·다세대주택 전세 거래량이 전년 대비 증가한 곳은 성북구(0.8%)가 유일했다. 감소폭은 도봉구(-24.7%)가 가장 컸으며 이어서 동대문구(-23.5%), 은평구(-20.7%), 관악구(-19.6%) 등이었다. 전세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지역은 송파구(6426건)로 강서구(4777건), 은평구(4092건), 마포구(3732건) 등이 뒤따랐다.
거래량이 가장 많이 늘어난 월세 유형은 준전세로 2023년 1만 9503건에서 2024년 2만 8309건으로 45.2% 증가했다. 동기간 순수월세는 5999건에서 6481건으로 8.0% 늘었고 준월세는 4만 912건에서 3만 9868건으로 2.6% 감소했다.
매매가격에 대한 전세가의 비율을 나타내는 전세가율은 지난해 12월 기준 평균 65.4%로 집계됐다. 자치구별로는 강서구(74.3%)와 영등포구(73.7%), 송파구(73.0%) 등의 전세가율이 특히 높았고 60% 이하인 곳은 용산구(46.1%), 중구(57.0%), 노원구(59.8%) 등 3개 지역에 그쳤다.
매매 거래량과 거래금액은 전년 대비 모두 증가하며 각각 4년, 3년 만에 상승 전환했다. 지난해 매매 거래량은 2만 6214건으로 전년 2만 1736건 대비 20.6% 늘어났고, 거래금액은 9조 4711억 원으로 전년 7조 7154억 원에서 22.8% 증가했다.
자치구별로 보면 서울 25개 구 중 영등포구(-17.8%), 구로구(-8.0%)를 제외한 23개 구의 거래량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량 상승폭이 가장 큰 곳은 광진구로 2023년 1000건에서 53.7% 증가한 1537건을 기록했다. 이어서 서초구(45.6%), 중랑구(45.2%), 서대문구(41.7%) 등의 순이었다.
거래금액의 경우 영등포구(-28.5%), 구로구(-9.2%), 강남구(-3.3%)를 제외한 22개 자치구에서 증가세가 확인됐다. 상승률이 가장 높은 광진구의 거래금액은 6563억 원으로 전년(3897억 원)에 비해 68.4% 늘어났으며 중랑구(55.0%), 송파구(51.2%), 서대문구(49.7%) 등이 뒤를 이었다.
매매시장의 활성화를 나타내는 지표인 거래회전율 역시 광진구(3.50%)가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는 중랑구(3.43%), 강서구(3.26%), 동작구(3.17%), 은평구(3.12%) 등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대표는 “비아파트 시장의 월세 선호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서울시 연립·다세대주택 시장에서는 월세 거래 비중이 전세를 뛰어넘는 등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며 “초기 보증금 부담과 전세사기 우려, 보증금 회수에 대한 불안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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