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개막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경제인 행사에 글로벌 유력 최고경영자(CEO) 초청하기 위한 총력전이 본격 시작됐다. 이번 APEC 정상회의를 ‘경제’와 ‘문화’에 초점을 맞추기로 한 만큼 글로벌 경제인 참석 규모에 따라 행사의 흥행 및 성패도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27일 경상북도 등에 따르면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대한상공회의소 주관 경제인 행사로 CEO 서밋을 비롯해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회의, APEC 정상과 ABAC 간 대화 등이 개최된다. 이들 행사 중 핵심인 CEO 서밋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의장을 맡아 회의를 직접 진행한다.APEC 정상회의와 함께 개최되는 이들 경제인 행사에는 국내‧외 기업 CEO 등 17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북도와 대한상의의 검토 중인 1차 초청 타깃은 미국 유력 경제매체 포춘이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 CEO다. 행사단은 대한상의를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과 연관성이 있는 국내 기업을 1대1로 매칭, 적극 초청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CEO 서밋에는 첨단산업을 주제로 개별 세션도 진행될 예정인데 여기에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글로벌 빅테크의 ‘특A급’ 연사를 초청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APEC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 도의 구상이다. 이 같은 구상이 실제 실행될 경우 APEC 개최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는 천문학적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대한상의와 딜로이트컨설팅의 공동 분석을 통해 APEC 정상회의 개최로 발생하는 경제효과를 7조4000억원으로 집계하기도 했다. APEC 정상회의 개최에 따른 취업유발 효과 또한 2만2634명에 달할 전망이다.
행사단은 경주를 찾을 경제인 및 경제인 가족을 위해 포항 영일만항 크루즈를 숙소로 활용하는 계획도 검토 중이다. 최태원 회장은 이달 17일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함께 행사 후보지 현장을 점검하면서 이 같은 구상을 본격 논의했다. 최 회장은 영일만항 크루즈 선착장을 현장 답사하기도 한 만큼 조만간 구체화된 계획이 나올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한국, 일본, 중국을 오가며 1500여개 객실을 갖춘 크루즈선 ‘코스타세레나호’가 이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자칫 발생할 숙소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새로운 숙박 체험 제공도 가능할 전망이다. 경주 APEC에는 21개 회원국정상, 글로벌 CEO, 내외신 취재진 등 2만여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경주시내 5성급 호텔은 2곳, 4성급 호텔은 3곳에 각각 불과하다.
대한상의와 경북도는 경제인 행사 장소 선정과 준비를 위해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며 행사 성공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CEO 서밋은 경주 예술의 전당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경주 화랑마을, 엑스포대공원, 솔거미술관 등에서도 오·만찬 등 여러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경제인 행사의 주무대인 예술의 전당은 지하 1층, 지상 5층, 연면적 2만245㎡ 규모로 2010년 개관했으며 공연장·전시관·회의실 등을 갖추고 있다.
도는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기업인 편의를 위해 기자회견실, 회의실, 양자 회담장, 휴게공간 등을 갖춘 친교 공간인 ‘K-라운지’를 조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관광‧체험, 산업투어 프로그램도 준비되고 있다. 한옥‧한복‧한식‧한지‧한글 등 이른바 5한(韓) 전시, 한복 패션쇼, 태권도 퍼포먼스, 스틸아트, K-뷰티존 등 다양한 문화 체험 및 관광 투어를 통해 한국의 전통문화와 역사성을 전 세계에 알릴 계획이다. 산업투어를 통해서는 경주 원자력, 포항 철강, 울산 자동차‧중공업 등 대한민국 주력산업의 발전상을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철우 지사는 “이번 경제 APEC을 계기로 대한민국과 경북의 경제 발전상을 세계에 알리겠다”며 “성공적이고 차별화된 경제 행사가 될 수 있게 대한상의와 협조해 철저히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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