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2028년 상업화를 목표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해오던 통풍 치료제 개발을 전격 중단했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연구비를 늘리기 어려운 상황인데다, 개발을 완료 하더라도 투입 비용 대비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LG화학은 27일 개발 중인 통풍 치료제 ‘티굴릭소스타트(LC350189)’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자진 중단한다고 밝혔다. LG화학 관계자는 “미국 시장조사 결과 투자비용 회수 등 경제성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두경부암 치료제 및 면역항암제, 암 악액질 치료제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항암신약 파이프라인에 집중해 임상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티굴릭소스타트는 LG화학이 LG생명과학때부터 개발해 온 계열 내 최고(베스트 인 클래스) 신약이다. 2022년 한국, 미국, 유럽 등 21개 국가에서 임상 3상을 승인 받았다. 현재까지 3상에만 2000억 원이 넘는 자금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약 대비 부작용은 적지만 결국 비슷한 기전을 가진 약인 만큼 앞으로 투자할 비용 대비 시장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며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임상 3상에 대한 비용이 현실적으로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이 티굴릭소스타트를 상업화하기 위해서는 현재까지 투자한 자금보다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 등 LG화학의 사정이 만만치 않은 것도 영향을 끼쳤다. LG화학 관계자는 “LG화학 수익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연구개발(R&D) 비용을 계속 4000억 원, 5000억 원 규모로 투자하기 어려운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실제 LG화학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1.5%, 63.8% 감소했다.
다만 파트너사를 통해 진행되고 있는 중국 임상은 그대로 진행한다. LG화학은 2022년 중국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에 티굴릭소스타트의 중국 개발 및 상업화 독점권을 총 9550만 달러에 기술수출했다. 현재 상하이 푸단대 화산병원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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