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산불이 6일째 이어지며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바람의 방향이 장기화 등 이번 화재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27일 산림 당국에 따르면 의성에서 발화한 이번 산불은 서쪽에서 부는 강한 바람을 타고 계속 동진해 안동, 청송을 거쳐 영덕까지 확산한 뒤 현재 화세가 다소 누그러진 상황이다.
산불 전문가들은 이번 산불이 급속히 확산한 원인을 놓고 지형과 기후 조건, 대응 체계, 진화 방식 등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강한 바람’을 핵심 요인으로 꼽는다.
의성 산불이 주풍인 서풍을 타고 불의 앞부분, 즉 불머리가 동쪽을 향한 채 긴 화선을 형성하며 해안인 영덕까지 덮친 것이다.
현재 이렇다 할 불머리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지만 바람의 방향에 따라 길게 늘어선 긴 화선이 불머리가 돼 북쪽 또는 남쪽으로 강하고 빠르게 확산할 위험이 있다.
바람 방향이 서풍에서 남풍이나 남서풍으로 바뀔 경우 울진 등 동해안을 따라 북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6일부터 산불 확산 위험이 높아진 하회마을과 병산서원도 남풍 또는 남서풍의 위협을 받고 있다.
이 같은 방향의 바람 세기가 강해질 경우 불이 번질 위험이 한층 커진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27일 예보된 비의 양과 향후 바람이 방향에 따라 모든 게 유동적”이라며 “남쪽이나 북쪽으로 충분히 확산할 가능성이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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