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은 과잉 공급된 반면 근로자들이 묵을 기숙형 시설은 턱없이 부족해 근로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인천시가 송도를 바이오 산업의 핵심 메카로 육성중인 상황에서 이들 근로자의 안정적 주거환경이 인재 유치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27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송도국제도시 내 공급된 공동주택은 7만1724세대, 주거형 오피스텔 및 생활숙박시설은 2만9137세대로 각각 집계됐다. 이 같은 공급량은 현재 송도에 거주하는 7만5854세대를 100% 수용하고도 2만5007세대가 남는 수치다.
문제는 이 같은 주거 공급과잉 현상 속에서도 근로자들이 묵을 저렴한 기숙형 공동주택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송도국제도시 조성 20여년 동안 기숙형 공동주택은 단 2곳이 전부다. 반면 송도 고용인력은 2021년 9만6641명에서 2022년 11만557명, 2023년 11만1306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게다가 송도에는 15개의 유엔 국제기구와 유타대학교, 연세대 등 국내외 기관·대학교들이 입주해 이러한 소규모 기숙형 공동주택의 수요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송도에 투자한 기업들은 자칫 인력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해 인천경제청에 신규 고용인원의 주거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송도에 투자한 기업 중 대표적인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제1캠퍼스(1~4공장) 조성 이후 현재 제2캠퍼스(5~8공장)를 건립 중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역시 2030년까지 총 3기의 생산공장을 건립해 운영에 들어간다. 대규모 공장 증설 및 신설로 안정적인 고용유지가 최대현안인 기업들이다. 결국 이들은 인천경제청에 급증하는 신규 고용인원의 주거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이외에도 송도에는 현재 2540개의 사업체가 입점해 있어 근로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같은 근로자 주거부족 문제는 인천시가 인천국제공항, 인천항, 송도정보화신도시를 핵심축으로 추진 중인 ‘트라이포트’ 전략의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송도는 애초 정보기술과 생명공학기술 등 최첨단산업 물류단지로서 인천공항과 인천항으로 연계한 최첨단산업도시로 추진됐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송도국제도시는 산업용지내 공장은 종업원 등을 위해 사업주가 직원 복지 차원에서의 부대시설로서의 기숙사 건축이 가능하다”면서 “임대형기숙사는 민간임대사업자의 요구가 있을 경우 토지이용계획 변경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