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있는 국립예술단체의 지방 이전이 최근 문화예술계의 핫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지방 공립극단이 지역 흥행을 바탕으로 서울 무대를 밟아 주목된다. 이 극단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역대표예술단체 육성지원 사업’에 2년 연속 선정될 정도로 탄탄한 기반을 바탕으로 했다.
27일 공연계에 따르면 충북 소재 공립극단인 충북도립극단이 4월 18~19일 서울 구로구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연극 ‘한 여름밤의 템페스트’를 선보인다. 지난 2024년 충청북도 충북문화재단이 설립한 충북도립극단은 지난해 4개 작품, 20회 공연으로 6100여명 관객을 동원했다. 서울 무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충북문화재단은 “충북 공연예술 활성화와 도민 문화향유권 신장을 목표로, 지역 연극 예술 생태계 조성, 도민의 일상 속 예술, 충북 정체성과 동시대적 예술 추구를 겨냥해 극단을 운영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서울 무대를 밟는 ‘한 여름밤의 템페스트’는 극단이 지난해 10월 18∼19일 창단 기념공연으로 선보인 작품이다. 당시 출연진 80%를 충북 출신 연극인으로 꾸렸으며, 매 공연은 1000석의 객석이 꽉 찰 정도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셰익스피어 대표작인 ‘한여름 밤의 꿈’과 마지막 작품인 ‘템페스트’를 엮어 고전을 새롭게 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템페스트’ 원작에 등장하는 프로스페로가 여성인 ‘프로스페라’로 바뀌어 등장한다. 마법사 프로스페라를 중심으로 마법사의 딸 미란다와 나폴리의 왕자 퍼디난드의 사랑 이야기, 마법사를 향한 복수를 꿈꾸는 노예 캘리밴의 이야기 등이 전개된다.
프로스페라는 이채윤이 연기하며 이영호, 길창규, 문창완, 이유진, 박현철 등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대한민국연극제 예술감독 출신으로 동아연극상 연출상을 받은 김낙형 충북도립극단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한편 ‘지역대표예술단체’는 문체부가 공연예술 분야의 지역불균형을 해소하고, 해당 지방에서 활동할 예술단체를 발굴·육성하기 위해 2024년부터 시작한 사업이다. 지자체와 매칭으로 진행되며 작년에 이어 올해도 32곳을 선정했다. 특히 이들 가운데 충북도립극단 등 13곳은 작년에 이어 올해 연속으로 선정돼 실력을 인정받았다.
충북문화재단 측은 “공연유통의 개념이 서울에서 지방으로라는 일방향적으로 기울어진 현실에서 오히려 다양한 지역공연들이 서울로 진출해야 하고, 이것이 진정한 공연유통의 선순환임을 보여주는 성공적인 사례가 되고자 한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