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A씨는 한 달 전 큰 맘 먹고 웨지 3개를 최신 모델로 바꿨다. 그런데 쇼트 게임을 할 때마다 잔디만 한 움큼씩 떠내는 게 아닌가. A씨는 최근에서야 그 원인이 잘못된 웨지 선택에서 비롯됐다는 걸 알게 됐다. 자주 찾는 골프장의 지면이 무른 편인데 웨지 바운스 각도가 작아 조금이라도 볼 뒤를 때리면 웨지가 지면을 깊게 파고들었던 것이다.
A씨 경우처럼 골프채를 새로 장만한 뒤 후회하는 골퍼들을 주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돈도 날리지 않고 자신에게 꼭 맞는 제품을 구입하려면 골프채에 대한 몇 가지 상식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
사례로 언급한 바운스는 리딩 에지와 솔의 가장 낮은 지점을 연결한 선이 지면과 이루는 각도다. 보통 웨지 헤드를 보면 ‘54 08 K’, ‘58 10 M’ 등의 숫자와 알파벳이 적혀 있는데 앞의 54와 58은 로프트 각도, 08과 10은 바운스 각도, L과 M은 솔을 갈아낸 그라인드 형태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단단한 코스에서는 바운스가 낮은 웨지, 부드러운 코스에서는 높은 바운스 웨지가 적합하다. 그라인드는 업체마다 표기법과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홈페이지 자료 등을 참고해야 한다.
골프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샤프트다. 플렉스, 킥 포인트, 스윙 웨이트 등에 대해 알고 있으면 제품 선택에 도움이 된다. 플렉스는 샤프트의 유연성을 의미한다. 표기는 L(레이디스), R(레귤러), S(스티프), X(엑스트라 스티프) 등으로 한다. 통일된 기준이 있는 건 아니어서 같은 강도라도 어떤 업체는 S, 다른 업체는 R로 표기할 수 있다. 같은 플렉스라도 시니어나 여성 골퍼를 타깃으로 한 브랜드의 샤프트가 좀 더 낭창거린다. 또한 샤프트가 유연할수록 볼의 탄도가 높고, 왼쪽으로 향하는 경향이 있다.
킥 포인트는 샤프트에서 가장 크게 휘어지는 부분을 말한다. 팁(헤드 쪽) 부분이 휘면 로 킥 포인트, 버트(그립 쪽) 부분이 휘면 하이 킥 포인트, 그 중간이면 미드 킥 포인트다. 로 킥 포인트 샤프트 클럽이 상대적으로 높은 탄도, 하이 킥 포인트 클럽은 낮은 탄도를 보인다. 볼이 오른쪽으로 밀린다면 로 킥 포인트 샤프트를 사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대로 왼쪽으로 감긴다면 하이 킥 포인트 샤프트로의 교체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스윙 웨이트는 헤드 무게감에 대한 개념이다. 알파벳 A에서 F까지가 있고, 각 단계는 다시 0에서 9까지 나뉜다. A에서 F로 갈수록, 0에서 9로 갈수록 스윙 웨이트가 무겁다. 스윙 웨이트가 무거우면 볼이 우측으로 밀릴 확률이 높고, 스윙 웨이트가 낮으면 볼을 당겨 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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