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지역 대형산불로 인한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화마를 피해 대피소에 머무는 어르신들의 건강을 돌보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부부의 모습이 회자되고 있다.
30일 경기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전날 오전 안동시 임하면의 산불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이재민 대피소로 쓰이는 임하면 복지회관을 찾았다. 부인 정우영씨와 함께 복지회관에 들어선 김 지사는 고령자들이 모인 자리를 중점적으로 돌면서 위로의 말을 건넸다. 김 지사는 특히 노구를 이끌고 대피하느라 피곤한 모습이 가시지 않은 어르신들을 보자 팔 다리를 마사지 해주기 시작했다. 평소 고령의 시어머니를 모시며 마사지를 해드리던 정씨는 김 지사와 호흡을 맞추며 대피소에 기거하는 어르신들의 피로를 푸는데 힘을 보탰다.
김 지사 부부는 복지회관 앞에서 직접 면을 삶아 이재민들을 대상으로 ‘사랑의 짜장차’ 배식봉사를 한 뒤 안동서부초등학교 체육관을 찾아서도 어른신들의 건강을 돌봤다.
은박매트 위에서 92세 할머니의 다리를 주무르면서 “저희 어머니가 살아계신데 아흔이다. 32세에 혼자 되시고 우리 4남매 홀로 키우셨다, 뵈니까 어머니 생각이 난다"며 “요즘은 다 백수(白壽)하니까 건강하시라. 저희가 힘 합쳐서 빨리 복구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도지사 부부의 뜻하지 않은 서비스에 어르신들이 기뻐하자 이를 본 일부 이재민들은 “여기 온 정치인들 가운데 다리 주물러 준 정치인 김동연 지사 말고 아무도 없었다”고 수행한 경기도 관계자에게 귀띔했다고 한다.
한 이재민 여성이 “피해 커서 우리는 너무 절박한데 지원은 너무 늦다”고 하소연하자 김 지사는 “현장 직접 보고 말씀도 들으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 얘기만 듣고 가면 무슨 소용이 있겠나. 뭐라도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어 동행한 경기도 간부들에게 “피해마을과 경기도 시군을 매칭해서 일대일 지원할 수 없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산불 대응 지휘본부를 찾은 김 지사는 도 관계자에게는 “우리 경기도 소방이 헌신적으로 이재민 보호해 준 것에 감사하다"면서도 “우리 도민이라 생각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 해달라”고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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