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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초 다퉈야 산불 잡는데…지자체들, 헬기 요청 시간 들쭉날쭉

산림청, 2023년 10개 산불 대응 분석보니

3곳은 5분내…1시간 15분 후 지원 요청도

헬기가 골든타임인데…지자체 판단에 의존

27일 울산시 울주군 온양읍에서 진화 작업을 하는 시 임차 헬기가 연기 속으로 진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3년 4월 2일 충남 홍성군에서 산불 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오전 11시 3분이다. 산불감시원이 현장을 확인한 직후 충남은 2분 뒤인 11시 5분 산불 진화를 위한 임차 헬기 1대를 출동시켰다. 같은 날 충남 부여군에서 일어난 산불 대응은 홍성군 산불과 달랐다. 오후 3시 3분 산불신고를 받고 진화인력과 진화차가 현장에 먼저 출동했다. 충남이 산림청에 헬기를 지원 요청한 시각은 산불이 일어난 지 1시간 15분 뒤인 오후 4시15분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산불 대응의 핵심 장비인 산불 헬기를 현장에 투입하는 시간이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가 산불 진화 가능성과 확산 여부를 자체적으로 판단해 헬기를 요청할 수 있는 체계 때문이다.

30일 산림청의 ‘2023년 봄철 산불백서’에 실린 2023년 10개 산불의 산불 신고 후 헬기 대응(요청, 출동, 출동 지시, 현장 도착)까지 걸린 시간을 확인한 결과 3곳만 5분 내 조치가 이뤄졌다. 충남 홍성 산불 때 대응이 2분으로 가장 빨랐다. 이어 경북 영주(3분), 충남 금산(5분) 순이다. 충남 부여가 1시간 15분으로 가장 늦었다. 충남 당진(21분)과 충남 보령(24분)도 20분을 넘겨 헬기 지원을 요청했다. 10개 산불은 대형 산불로 발생 지역은 모두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



지자체 별로 헬기 대응 시간이 다른 이유는 지자체와 산림청이 현장에서 산불 진화·확산 가능성을 예측하기 때문이다. 지상 인력과 장비로 끌 수 있는 산불이라고 판단할 경우 헬기를 늦게 부르거나 부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헬기 대응 시간이 가장 늦었던 충남 부여 산불의 피해 규모는 24헥타르로 10곳 중 가장 적었다.

하지만 산불 대응 최고 단계인 3단계 산불에서도 지자체는 헬기 대응 시간이 차이를 빚었다. 3단계였던 산불 6곳을 확인한 결과 전남 순천(10분)과 강원 강릉(12분)은 10분을 넘겼다.

전문가들은 산불은 초기 진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서 현장에 긴급하게 헬기를 투입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경북 산불은 그동안 산불 대응 노하우가 무색할 만큼 예측이 어려웠고 피해도 역대 산불 중 가장 컸다. 최돈묵 가천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산불은 최대한 빨리 끄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원칙이 이번 경북 산불로 확인됐다”며 “지자체는 ‘헬기를 부르고도 늦게 껐다’는 비판을 걱정할 게 아니라 ‘헬기를 빨리 불러 피해가 그나마 줄었다’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세진 우송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산불을 포함한 모든 화재는 현장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며 “산불을 담당하는 지자체 공무원들이 충분한 현장 경험을 쌓고 전문성을 갖췄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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