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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도 운영 러시아산 재난·구조헬기 ‘KA-32’ 성능은…약 70% 연식 20년 넘어[이현호의 밀리터리!톡]

군수용 보다는 민수용 더 많이 팔려

소방청·해양경찰·경찰청 등 50여대

軍 2차 ‘불곰사업’때 국내 처음 도입

헬기 ‘꼬리날개’가 없는 설계가 특징

초속 10m 강풍 속에서도 비행 가능

공군 제6탐색구조비행전대 235비행대대 소속 ‘HH-32’ 탐색구조헬기가 조종사를 구조하는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 제공=공군




이번 봄철 전국 산불 진화에 나서선 산림청이 보유하고 있는 산불 진화용 재난헬기의 주력 기종은 러시아산 ‘KA-32’ 카모프(Kamov)다. 공군이 운용하는 탐색구조헬기도 동일한 기종으로, 공군이 운용하는 유일한 러시아산 무기체계다. 육군의 ‘T-80U’ 전차, 해군의 ‘무레나’ 공기부양정과 함께 군이 운용 중인 가장 대표적인 러시아산 무기체계다. 이 헬기는 테일로터(헬기의 꼬리날깨)가 없는 뭉툭한 동체 생김새와 ‘이중반전식’ 메인로터가 인상적으로 군에서는 ‘HH-32’ 탐색구조헬기로 불린다.

군이 보유한 다른 러시아산 무기체계 처럼 ‘불곰사업’에 따라 도입됐다. 불곰사업은 우리나라가 소련에 제공했던 경제협력 차관이 소련을 승계한 러시아의 경제난으로 반환이 힘들어지자 이를 현물로 돌려받는 군사협력 차원의 무기사업이다. HH-32는 2003년부터 시작된 2차 불곰사업을 통해 국내에 들어왔다. 군수용 보다는 민수용으로 더 많이 팔려나 간 KA-32를 도입했고,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항공기 명칭부여 기준에 따라 이름을 HH-32로 변경했다.

담수량 3000ℓ급의 대형 헬기인 KA-32 카모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부품 수급이 어려워 산림청이 보유한 3분의 1가량이 가동이 되지 않고 있다. KA-32 헬기 29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 중 8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부품을 교체하지 못해 지난해 상반기부터 진화 전력에서 배제된 상황이다.

심지어 경찰청 대테러 작전용인 대형 헬리콥터(MI-172) 3대 모두가, 해양경찰청 역시 악천후 해양 구조 작전에 투입하던 KA-32 5대 중 2대가 운행이 중단된 상태다.

우리나라 전체 KA-32 보유 현황을 보면 전국 119 항공대와 산림청, 경찰, 군 등이 보유한 러시아산 헬기는 모두 50여 대다. △산림청의 산불방지용 헬기 29대(KA-32) △울산·대구·경기·경북 등 전국 119 항공대 소속 헬기 4대(KA-32) △경찰청 대테러 작전용 헬기 3대(MI-172) △해양경찰 헬기 5대(KA-32) △공군 7대(HH-32) 등이다.

문제는 KA-32의 약 70%가 생산된 지 20년이 넘은 노후 헬기라는 점이다. 의성 산불 현장에선 헬기 1대가 추락해 조종사 1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도 발생했다. 탐색구조헬기로 7대를 보유하고 있는 공군의 HH-32역시 연식이 20년이 넘었고, 절반 가량은 부품 수급 문제 등으로 운용에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산림청이 보유한 산불 진화 주력인 러시아산 ‘KA-32’ 재난헬기. 사진 제공=산림항공본부


연식이 20년 넘은 HH-32 성능은 어떨까.

러시아의 헬기제작사 ‘카모프’(Kamov)가 개발했다. 이 헬기의 가장 큰 특징은 꼬리날개로 불리는 ‘테일로터’(Tail Rotor)가 없는 것이다.

일반적인 헬기는 양력을 발생시키는 ‘메인로터’(Main Rotor)의 회전에 의한 반작용으로 동체가 반대방향으로 회전하는 ‘요’(Yaw)현상을 막기 위해 흔히 꼬리날개라 불리는 테일로터가 장착돼 있는 게 일반적 설계다. 따라서 테일로터는 구조상 메인로터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뒤쪽으로 길게 뻗어나와 설치된다. 이 같은 모양이 헬기의 보편적인 형상이다.

하지만 HH-32는 대신에 ‘이중반전식’ 메인로터가 있다. 이중반전식 로터란 서로 반대방향으로 회전하는 로터를 위, 아래로 배치해 요현상을 방지한다. 이 방식은 HH-32 외에도 카모프사가 개발한 헬기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특징이다.

덕분에 이중반전식 헬기 특유의 강한 출력과 기체 구조로 초속 10m에 이르는 강풍 속에서도 비행하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유명하다. 테일로터가 없어 뒤쪽으로 길게 뻗어 나갈 필요가 없어 동체도 짧아졌다. 간단한 변화였지만 효과는 상당히 컸다. 측풍에 노출되는 면적이 줄어들면서 영향을 덜 받게 됐고, 비행 안전성도 향상됐다.



무엇보다 베트남전 당시 추락한 헬기의 추락원인 중 상당수가 적의 대공사격에 테일로터나 구동축이 파손됐기 때문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생존성도 크게 향상된 것으로 평가를 받는 기종이다.

특히 군용은 민수용과 달리 각종 구조장비와 함께 비행에 도움을 주는 전자지도 같은 다양한 항공 전자장비를 추가하면서 생존성이 높아졌다. 기수 아래에는 반경 150㎞ 안팎을 탐색할 수 있는 첨단 레이더가 장착돼 민수용 헬기와는 많은 면에서 차이가 난다. 또 HH-32 헬기의 원형인 Ka-32 헬기가 추운 지방에서의 운용을 전제로 개발된 탓에 냉방기능은 떨어져 국내 도입 당시 간단한 개조를 받기도 했다. 반면에 로터나 엔진 주요부위가 얼어붙는 것을 방지하는 ‘착빙 방지’와 난방능력은 매우 뛰어나다.

자료: 공군


공군 제6탐색구조비행전대 소속 항공구조사 요원들이 임무 수행 중 비상 탈출해 적지에 고립된 조종사를 구조해 탈출시키는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공군


HH-32 카모프를 운용하는 부대는 공군 제6탐색구조비행전대(이하 6전대)다. 6전대의 주임무는 전투탐색구조작전(CSAR·Combat Search and Rescue)다. 조종사나 아군 병사를 ‘찾아서 구조하는’ 임무를 함에 있어 고립된 조종사가 안전한 곳에 무사히 숨어만 있다면 적들이 가득한 곳이라도 곧바로 날아가 치열한 교전까지 감수해 임무를 완수해 낸다.

1958년 8월 1일에 조종사 7명과 UH-19 헬기 2대로 오산기지에서 33비행대대로 창설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최신기종 헬기로 전력보강을 실시하면서 오산에서 군산, 김포, 서울, 수원기지를 거쳐 1995년부터 청주기지에 새둥지를 틀었다.

무엇보다 중부지방에 위치한 공군부대로서 한반도 전역의 탐색구조임무를 맡고 있는 유일무이한 회전익 항공기 기종을 운용하는 특수부대이다. 공군 유일의 헬기부대인 만큼 탐색구조임무를 위해 다양한 헬기들을 운용 중이다. 일반적으로 특수부대하면 육군의 특전사와 해군의 특수전 전단과 같이 소수정예의 최정예 전투병력을 떠 올리게 된다. 하지만 공군 제6탐색구조비행전대는 인명구조에 특화된 특수부대다.

이외에 육·해상 구조구난 임무와 전술공수, VIP공수, 화물공수, 격오지 긴급환자공수, 수해구조, 산불진화 등의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도입 2년 만에 전력화를 완료해 주·야간 탐색구조 임무는 물론 해상 탐색구조 및 장거리 항법 임무, 산불진화와 외부화물공수와 같은 전술공수 등 전천후 임무를 수행해 공군의 탐색구조 임무수행 능력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군 제235탐색구조비행대대 소속으로, 235비행대대는 HH-32를 비롯해 HH-47D, AS-332, B-412 헬기를 운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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