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정책이 미국 화장지 시장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은 화장지의 원재료인 침엽수 대부분을 캐나다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이 역시 정책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3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14% 수준인 캐나다산 침엽수 목재 관세를 27%까지 인상한 후 이후 50% 이상으로 추가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25% 추가 관세까지 부과되면 총 세율은 약 52%에 달할 전망이다.
이러한 조치는 화장지와 키친타월 생산에 필수적인 북부 표백 침엽수 크라프트 펄프 공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관세로 인해 미국 내 제재소들이 폐업하면서 펄프 생산에 필요한 목재 칩 공급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펄프 생산 공장들이 일시적으로 가동을 중단하거나 생산량을 축소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결국 코로나 팬데믹 시기와 유사하게 화장지 공급 부족, 가격 상승 등의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이 캐나다로부터 수입하는 약 200만 톤의 펄프를 대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캐나다산 펄프는 미국 공급량의 대부분을 차지할 뿐 아니라 많은 미국 제지공장들이 특정 캐나다 제지소의 제품을 사용하도록 생산 공정을 최적화했기 때문이다.
캐나다 퀘백주 소재 목재 가공업체의 프레데릭 베로 부사장은 "미국이 우리 제품을 구매하는 이유는 단순히 선호해서가 아니라 품질이 최고이고 그들의 공장과 가장 잘 맞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트럼프는 오는 4월 2일 외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주의 관세를 발표할 예정이며 캐나다와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25% 추가 관세 부과도 시행될 전망이다. 또한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대해서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이미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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