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아버지를 모셨으면 좋겠다는 희망으로 살았습니다. 이제 아버지의 유해가 돌아온다니 그 소원을 이뤘습니다”
정전을 10여일 앞두고 6·25전쟁에서 전사한 고(故) 김영기 하사의 유해가 72년 만에 아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헤어질 당시 갓난아이였던 아들 김성록(73)씨는 이제 백발의 노인이 됐지만, 간절한 소원을 드디어 이뤘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고인의 유해를 유족에게 돌려주는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아들 김씨의 광주광역시 동구 자택에서 열었다고 1일 밝혔다.
유해발굴감식단은 유가족에게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경과를 설명하고, 신원확인 통지서와 함께 호국영웅 귀환 패, 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을 전달했다.
1931년생인 고인은 부인과 갓난아기를 남겨둔 채 1953년 1월 당시 22세의 나이로 입대해 국군 제8사단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 1953년 7월 정전협상 막바지에 벌어진 고지전 금성지구 전투에 참전한 고인은 정전을 불과 10여일 앞두고 전사했다.
고인의 유해는 유해발굴감식단의 유해발굴사업이 시작된 첫해인 2000년 9월 강원도 철원군 근동면 일대에서 발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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